비우량 채권 집중 하이일드펀드에 ‘세율 15.4%’ 분리과세

이재연 2023. 5. 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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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중순부터는 비우량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가입하면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비우량물에 대한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분리과세 혜택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이 개정된 뒤인 다음달 12일 이후 가입하는 펀드부터 적용된다.

이번 분리과세는 지난해 이후 얼어붙은 비우량물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조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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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연합뉴스

다음달 중순부터는 비우량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가입하면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비우량물에 대한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채권시장 수요의 우량물 쏠림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9일 하이일드펀드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 소득에 15.4%(지방세 포함)을 적용해 분리과세를 한다고 밝혔다. 분리과세 혜택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이 개정된 뒤인 다음달 12일 이후 가입하는 펀드부터 적용된다.

세제지원은 A등급 이하 회사채 수요를 회복시키는 데 초점이 있다. 공모펀드의 경우 BBB+등급 이하 회사채(A3+등급 이하 전자단기사채 포함) 비중이 적어도 45%여야 혜택의 대상이 된다. 이를 포함한 국내 채권 비중도 60% 이상이어야 한다. 사모펀드와 투자일임계약, 특정금전신탁은 ‘BBB+등급 이하 45%’ 조건에 더해 A등급 회사채(A2등급 전단채 포함) 비중이 15%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2014∼2017년 비슷한 세제지원을 시행할 때 A등급이 제외됐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고영호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최근 A등급 미매각 사례가 많아 지원대상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세제혜택 대상자들은 최대 수백만원의 절세를 기대할 수 있다. 분리과세는 1인당 3천만원 한도로 적용되며, 다음달 12일∼내년 12월31일 펀드에 가입한 경우에 가입일로부터 3년간 세제혜택이 부여된다. 3천만원 투자로 연 수익률 5%를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3년간 최대 153만원의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 49.5%를 적용받을 때와 비교해 계산한 숫자다.

이번 분리과세는 지난해 이후 얼어붙은 비우량물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조처다. 우량물 쏠림 현상으로 자칫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저 신용등급 기업마저 자금조달에 실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무보증회사채 발행 물량의 약 70%가 우량채(AA-등급 이상)였다. A등급 미매각률은 15.8%, BBB+등급 이하 미매각률은 37.9%에 이르렀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 세제지원의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향후 특례보금자리론의 영향으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물량이 늘어나는 등 우량채 쏠림 현상이 심화할 만한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번 조치로 약 3조원의 신규 자금이 하이일드펀드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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