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문화가 됐다"…'싸이 흠뻑쇼'를 봐야하는 이유 [종합]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싸이가 하나의 문화가 된 '흠뻑쇼'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싸이는 9일 디즈니+ '싸이 흠뻑쇼 2022'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디즈니+에서 단독 공개된 '싸이 흠뻑쇼 2022'는 진정 즐길 줄 아는 최고의 아티스트 싸이와, 미치도록 놀고 싶은 35만 명의 관객이 만들어낸 2022년 흠뻑쇼의 최고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낸 콘서트 라이브 필름이다.
먼저 싸이는 디즈니+에서 공개한 이유로 "제일 먼저 연락이 왔다. 나는 처음 나를 알아봐준 분들에게 충성하는 편"이라고 솔직히 답했다.
이어 '흠뻑쇼'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과거 월드컵 거리응원을 보다가 '저 많은 인파가 한 가지 색의 옷을 입고 한 가지 마음으로 하나의 노래를 부르는 게 얼마나 감동적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저런 류의 공연을 만들어 봐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가 거듭될수록 놀라울 정도로 규모가 커져서 자부할 만한 여름 공연이 된 것 같다. 저에게는 최고의 의미다. 가수가 이런 공연 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자부심, 자긍심이 생기는 일이다. 작년이 만으로 '흠뻑쇼'가 10년이 되는 해였다. 작년에 35만 명의 관객을 유치했다. 그분들과 함께 느낀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았다. 10년 간 무럭무럭 잘 자라줬다"고 덧붙였다.
싸이는 "콘셉트가 지속되면 스타일이 되고 스타일이 지속되면 문화가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흐뭇한 얘기를 들었다. 올해 대학생이 된 지인의 조카가 올해 5월 1일부터 식단을 들어가고 헬스장에 들어갔다길래 지인이 '뭐 때문에 그러냐' 물었더니 '싸이 흠뻑쇼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싸이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고 소신 있게 말했다더라.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를 좋아하지 않든 관심이 없든 여름에는 싸이의 '흠뻑쇼'를 가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됐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했다.
싸이는 디즈니+로 '흠뻑쇼'를 가져오면서 신경 쓴 부분에 대해 "수개월 공을 들인 결과물이라 업로딩 되자마자 스태프들과 다같이 모여서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뿌듯하고 뭉클했다. 이번에 디즈니+에 업로딩되면서 바라건대 한국에 계신 팬분들은 저의 해외 히트곡 외에 구보들이나 프로모션이 되지 않았던 곡들도 많이 아시겠지만 해외 팬분들은 아시는 곡이 제한적이다. 디즈니+를 통해서 다른 노래들이 널리 알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 노래에 들어가는 영문 자막에 굉장히 수고를 많이 했다. 제 노래가 한국 정서나 구어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그 부분에 애를 많이 먹었다. 모쪼록 국내팬분들도 즐겨주시고 해외팬분들도 기존 곡 외에 노래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콘텐츠를 제작하시는 분들의 가치관과 주관이 다르겠지만 현장감, 현장음, 관객 호응 사운드를 최대한 현장에 가깝게 살려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들으시다 보면 관객들의 소리가 크게 잡혀 있다. 그 이유는 현장감을 느끼시라고 공들여서 살려놨다"고 덧댔다.
관람포인트도 짚었다. 싸이는 "제가 제 입으로 말하자니 민망하긴 한데 (공연이) 괜찮다. 틀어놓고 그냥저냥 보실 만한 콘텐츠는 아닌 것 같고 동료들과 좋은 날, 신나고 싶거나 들뜨고 싶은 날, 그런데 야외 나가긴 여의치 않은 날, 삼삼오오 모여서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준의 커다란 볼륨과 함성으로 관람하시면 에너제틱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싸이 흠뻑쇼 2022'의 러닝타임은 87분이다. 무대 선정 기준으로 싸이는 "각 앨범의 타이틀곡들은 당연히 들어갔고 그 외에 타이틀 아니었던 널리 사랑받았던 노래들, 그리고 연출적으로 극적인 요소가 강한 노래들, 혹은 제 노래는 항상 강성 뒤에 감성이다. '챔피언'과 '낙원'을 예로 들 때도 있고 '강남스타일'과 '어땠을 때'를 예로 들 때도 있는데 뺨 때리고 약 바르는 느낌인데 강성과 감성을 적절하게 배합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싸이는 '강성 뒤 감성'에 대해 "공연에서 감정 몰입하다가 저랑 눈 마주치면 울다가 웃으시는 분들이 계신다. 사실 사우나에 오래 들어가 있는 게 냉탕을 만끽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해장국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전날 과음할 수도 있다. 역설적인 얘기다. 한 곡이 감성적이고 한 곡의 감수성을 자극하기 위해서 수많은 신나는 노래를 한다고 느낌 받을 때가 있다. 몇 곡 안된다. '어땠을까' '아버지' '낙원' 등 많지 않은데 그런 노래를 가끔 가다가 할 때 그때 오는 울컥함과 충만함이 '신나는 노래들을 얘를 위해서 했나' 싶다. 신나는 노래를 하기 위해서 얘를 하나 할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흠뻑쇼'를 찾는 관객들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싸이는 "'난 참 그래도 가수로서 잘 되고 있구나'라는 걸 언제 느끼냐면 제 관객들을 볼 때 온전히 그걸 느낀다. 음원차트가 호성적을 거두거나 유튜브 뷰수가 많이 나오면 느낄 수 있지만 그건 온라인에서 나오는 일들이겠고 공연은 눈앞에서 실시간에서 펼쳐지는 일들이다. 충만함들과 어떤 날 것 같지 않은 날 것 같음, 그 고급스러운 똘끼, 저는 제 관객들을 너무너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고 관객은 보시는 분들, 그래서 저희는 '광객'이라고 부른다. 옛말에 '밑져야 본전'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미쳐야 본전'이라고 얘기한다. 제가 배가 나온 아이 둘이 있는 여느 마흔다섯일 수도 있겠는데 제가 싸이로 살 수 있게 해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20대 때 관객 평균연령이 25세였고, 30대 때도 25세, 작년에도 25세였다. 대학축제랑도 연관 있는 것 같다. 계속해서 해당 시기의 20대들이 많이 유입되는 공연이다. 이 의미는 너무 감사하게 저의 여전함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20~40대 지나오면서 평균연령이 25세라는 건 '제가 여전한 현역이구나' 생각이 들게 해서 자랑스러운 지점"이라고 했다.
올해 '흠뻑쇼'도 7, 8월께 진행될 예정이다. 싸이는 "올해 특별히 바뀐다 보다는 가수 싸이는 각 당해년도 해당 공연에 최선을 다한다. 자부할 정도의 최선을 다 하고 무대 내려와서 기운이 남아있으면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모든 게 소진될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지만 조금 더 최선을 다한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연출자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연출자가 최대한 집요하게 무대를 준비해놔야 가수가 재밌게 걱정 없이 뛰어놀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가수 싸이를 무대 위로 등장시키기 전까지 연출자 박재상은 정말 집요하고 치열하게 디테일부터 스케일까지 다 챙기려고 한다. 리허설 정말 빡세게 한다. 그보다 이 전에 기획 제작 단계부터 정말 생각도 많이 하고 수정도 많이 한다. 모든 공연이 다 그렇겠지만 그보다 좀 더 한다고 생각한다. 연습을 오래 한다. 무대 밑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이 길어야 무대 위에서 행복할 수 있는 여건과 여력이 되기 때문에, 가수 싸이가 행복해야 관객이 행복하기 때문에 연출자 싸이는 가수 싸이가 놀 수 있는 환경을 열심히 챙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출자 싸이는 공연이 끝난 직후부터 다음 공연 까지 좀 더 완벽한 공연을 위해서 꿈을 꾼다. 얼추 1년이 돼 간다. 이번 공연은 체인지가 아니라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여러 면에서 훨씬 더 만족스러운 공연이 되시리라 자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싸이는 또 공연을 하는 이유로 "제가 공연, 연출, 작사, 작곡을 하는 모든 이유는 하나로 귀결된다. 공감하고 싶어서다. 누군가가 행복해하는 걸 보는 걸 행복해한다. 일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사적인 영역에서도 공감대를 득하는 것에 혈안이 돼 있는 사람이다. 이 모든 제가 하는 일들은 다 1부터 100까지 공감대를 위함이다"라고 했다.
올해 활동 계획도 전했다. 싸이는 "곡 작업은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고 마음에 꽤 드는 노래도 몇 개 건졌다. 제 노래는 곡이 잘 나오면 거기서 끝이 아니라 그게 시작이다. 춤을 만들어야 하는데 춤이 보통 멋있는 춤이 있고 저는 제 몸에 잘 맞는 춤이 있다. 제 몸에 잘 맞는 춤을 찾고 있다. 정해진 건 없다. 좋은 곡에 좋은 춤에 좋은 뮤직비디오가 다 필요충족되면 새로운 소식을 접하실 수 있을 것 같다. 그 외에는 이번 주부터 대학교 축제가 시작된다. 올해 1학년이 04년생이라고 하더라. 챔피언은 02년도 곡이다. 04년생들이 부르는 02년도 노래하러 축제를 열심히 돌아다닐 생각이다. 전 축제 출신이다. 저의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5월의 대학축제를 왕성하게 하고 이들이 '흠뻑쇼'를 즐기는 선순환 구조기 때문에 올해는 대학축제, '흠뻑쇼'를 만나보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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