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수에게 배트 선물한 채은성, 선의가 때론 논란이 되지만...'착한 일' 멈추지 않는 90억 부자의 마음
'좋은 일 더 하자.' 불운에 대처하는 한화 이글스 채은성의 마음가짐이다.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고 말한 채은성의 좋은 일, '쓰레기 잘 줍고, 후배들에게 밥 잘 사주는 것'이다.
채은성의 좋은 일이 하나 더 있다. 지난 4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촬영한 영상이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에 도착한 채은성이 타격 훈련 중이던 롯데의 한 선수와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선수의 배트를 유심히 살펴보던 채은성이 곧바로 한화 더그아웃으로 되돌아갔다. 잠시 후, 비닐에 싸인 새 배트를 들고나온 채은성이 그 선수에게 배트를 건넨 후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했다.
처음 보는 얼굴의 선수다. 누구였을까? 롯데 서동욱이다. 순천효천고와 홍익대를 졸업한 후 육성선수로 올해 롯데에 입단한 포수다. 엔트리에 등록돼 있지도 않은 2군의 육성선수가 왜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고 있었을까? 롯데 서튼 감독은 가능성 있는 2군 선수들을 불러올려 1군 선수단과 동행하게 하며 분위기를 익히고 경기 전 함께 훈련하게 하고 있다.
마침 이날 만난 채은성이 서동욱의 고교 선배였다. 2009년 순천효천고를 졸업한 채은성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 진학을 고민했지만, 당시 LG 스타우트였던 염경엽 현 LG 감독의 설득으로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채은성은 이후 무려 5년의 세월을 2군에서 보내야 했다. 그 사이 병역도 해결했다. 기분 좋을 때면 야구 배트로 묘기를 선보이는 의장대 출신이다. 2014년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한 채은성은 2016시즌 처음으로 타율 3할을 넘겼다. 그리고 2018시즌에는 타율 0.331에 2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LG의 중심타자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6년 총액 90억에 한화와 FA 계약을 맺은 채은성의 육성선수 성공 신화 스토리다.
올 시즌 초반 채은성이 한화 타선을 혼자 이끌다시피 했지만, 팀 성적이 좋지 못했다. 개막전부터 잘 싸우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패하고 마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게다가 선의로 한 채은성의 행동이 본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욕을 먹는 일도 벌어졌다. 8일 대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한화는 5대7로 역전패당했다. 그런데 역전 3점 홈런을 친 SSG 전의산이 인터뷰에서 '한화 채은성의 배트로 시즌 첫 홈런을 쳤다'고 밝힌 게 논란이 됐다. 이진영 타격코치가 친분 있는 후배 채은성의 배트를 받아 전의산에게 건넨 것인데 결과적으로 채은성이 상대팀의 승리를 도운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야구장에서 선수들이 배트를 주고받는 장면은 흔하다. 채은성 역시 LG 시절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방망이를 선물 받아 소중하게 간직한 적이 있다. 잘 나가는 타자들의 좋은 기운을 받고 싶은 간절한 바람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한화가 드디어 반등을 시작했다. 3일 잠실 두산전에서 8대3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4일에는 만루포를 쏘아 올린 채은성이 10대3 대승을 이끌었다. 7일 수원 KT전에서도 한화는 6대2로 이기며 3연승을 거뒀다. '좋은 일 더 많이 해야겠다'며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채은성의 착한 마음가짐이 빛을 발하고 있다.
채은성이 배트를 선물한 서동욱의 현재 2군 성적은 어떨까? 퓨처스리그 10경기에 출전한 서동욱은 31타수 14안타(3홈런) 15타점(공동 3위) 타율 0.452로 펄펄 날고 있다. 10경기밖에 출전 안했지만 타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점이 놀랍다. 퓨처스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롯데 2군의 당당한 주역이다.
서동욱은 포수로서도 좋은 수비 능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순천효천고를 빛낸 자랑스러운 선배의 기와 격려를 받은 서동욱이 또 한 번의 육성선수 성공 신화를 써가는 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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