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신임 단장, "현역 시절 실패…대신 프런트로 잘 하겠다" [일문일답]
[OSEN=광주, 홍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 심재학 신임 단장이 "팬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 단장은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의 시즌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앞으로 팀을 꾸려나갈 각오를 전했다.
KIA는 전날(8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재학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구단은 전임 장정석 단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불명예 사퇴한 이후 다시 한번 선수출신 단장을 선택했다.
심 단장은 충암고-고려대 출신으로 1995년 LG에 입단해 현대와 두산을 거쳐 2004년 KIA로 이적해 2008년 은퇴했다. 이후 지도자, 해설위원의 길을 걸었다. 선수로 KIA 시절에는 첫해 128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 22홈런 81타점을 올렸지만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히어로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9년부터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대표팀 퀄리티 컨트롤코치 및 타격코치를 맡았다.
KIA는 "심 단장은 프로시절 타자와 투수를 모두 경험했고, 다년간의 지도자 생활과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은 심 단장의 일문일답.
- 취임 소감.
시즌 중에 이례적으로 단장이 됐다. 내가 준비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부담이 되지만, KIA가 달려가야 할 길이 많다. 최선을 다하겠다. 해설 위원, 국가대표 타격코치 등을 그만두고 왔다. 한 가지 일에 전념하겠다.
KIA는 팬이 많은 팀이다. 알고 있다. 기대치만큼 하겠다. 팬퍼스트로,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하도록 하겠다.
- 오랜만에 KIA로 왔다.
오랜만에 살던 곳으로 가보기도 했다. 많이 변했더라. 중계때 와보기도 했다. 5년이나 살아서 정겹다.
- 김종국 감독과 오래 함께했다.
아직 깊은 대화를 나눌 시간은 없었다. 잠깐 얘기를 나눴다. 오늘 경기 내용 정도만 들었다. 서로 생각하는 방향만 나눴다.
- 대학 선후배다. 잘 알 듯하다.
원래 친하게 지내던 후배다. 야구 이야기를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그래서 대화하기 편하다.
- KIA 선수 시설 성적이 좋지 않아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5년 있는 동안 첫 해만 잘 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 그래서 이번에 단장을 맡게 돼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 KIA에 애착이 있다. 선수로 못할 일, 프런트로 잘 하도록 하겠다.
- 외부에서 본 KIA는 어땠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김종국 감독이 잘 이끈 팀이다.
- 전력은 어떤가.
그 선수들을 믿고 싶다.
- 선수 출신 단장, 실패하기도 했다. 방향성, 고민이 있을 듯하다.
KIA에서 실패한 선수는 맞다. 방향성을 잡을 때, 내가 이끌기보다 시즌 중에 온 단장이기 때문에 잘 스며들어야 한다. 그 가운데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
- 여러 커리어가 있다.
선수 출신 단장, 프런트 출신 단장이 있다. 협업하면 된다. 프런트에서 경험은 해설위원을 하면서 해소했다고 생각한다. 부족하면 프런트와 함께 힘을 합치면 된다.
- 방향성은 어떤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1군 일은 감독님에게 일임할 것이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팜시스템이다. KIA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성과를 내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퓨처스리그 경기도 가보고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 보겠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용되는 팜디렉터 직업을 만들려고 한다. 선수를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내 임기 내에 KIA가 그 시스템을 '좋다'고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 선수들을 믿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을 믿을 것이다. 과감한 트레이드는 할 것이다. 하지만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윈윈'보다는 '이익'이 우선이다.
- 임기는 언제까지인가.
(프런트) 2025년까지.
- 축하 메시지 받았을 듯하다.
조언 중에 '귀를 열어라'라는 조언이 와닿았다. 야구에 잘 쓰지 않는 단어인데 지금 KIA 야구는 팬들에게 어필을 해야 한다. 팬들이 믿을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팬들의 니즈에 맞는,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야구를 해야 한다. 그렇게 이끌고 싶다.
- 팬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다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팬들이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이슈가 있으면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정할 것이다. 독단적이 아닌 감독과 프런트 의견을 듣고 움직일 것이다.
- 선수들과 얘기는 했나.
도와주겠다고 했다. '단장 방문은 항상 열려 있다. 고참들이 자주 찾기 바란다'고 했다. 케미스트리이의 기본으 스킨십이다. 일대일로 스킨십을 많이 할 것이다. 친구같은 단장이 되겠다.
- 단장으로서 각오.
여러 팀을 옮겨다니면서 느낀 장단점. 해설을 하면서 본 스탯. WBC 경험하면서 부끄러운 얘기지만 갇혀 있던 KBO리그를 보며 KIA가 WBC에 나갔을 경우를 생각해봤다. 넒은 세계의 야구를 생각한다.
- 단장을 맡은 이유.
매력이 있다. 부담도 되지만, KIA 팬덤의 매력이 있다. 좋은 성적을 만들어보고 싶다.
- 공부를 많이 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본보기로 삼는 단장이 있나.
여러 책을 읽고 있다. 세이버매트릭스를 걸러내는 야구를 해야 한다. 너무 많은 정보, 스탯이 있다. KIA 분석팀은 그걸 걸러내고 팩트만 선수들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간소화하는 게 중요할 듯하다.
- KIA에서 하고 싶은 야구.
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야구를 보면서 대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고급레스토랑에서 잘 먹고 간다는 기분이 들도록 하겠다.
- 목표는.
목표는 아직 이르다. 밖에서 부족한 점, 장점을 봤다. 시즌 중에 왔기 때문에 내가 빨리 스며들어 부족한 점을 찾는게 급선무다. 그 부족한 점을 돕겠다. KIA 자동차, 좋은 전기차의 배터리가 되겠다.
/knightji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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