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 ‘자연의 음향’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으로 5월 수놓는다

송상호 기자 2023. 5. 9. 14: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모습. 경기아트센터 제공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7일과 2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경기필 마스터피스 시리즈 VII –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선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를 맡고 있는 최수열 지휘자가 경기필과 만나 지휘봉을 잡는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최수열 지휘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기준 삼아 나머지 두 작품의 선곡을 완성했다. 알프스 교향곡은 쉼없이 연주되는 교향시라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이 돋보인다. 이 점이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과 연결된다. 자연의 음향을 드러내는 알프스 교향곡이 후반에 나오고, 우주의 음향을 느낄 수 있는 리게티의 ‘아트모스페르’가 전반부에 배치돼 있다는 점 역시 관람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모호하고도 소란스러운 음향 덩어리 이후에 등장하는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광시곡의 시작이 관객에게 대조되는 음악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먼저 1부에선 헝가리 작곡가 리게티 죄르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곡 ‘아트모스페르’가 관객과 만난다. 롯데콘서트홀 공연이 진행되는 28일이 작곡가 리게티의 탄생일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를 더한다. 리게티는 자신만의 음악 지향점을 확고하게 주장하면서도 대중과의 소통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음악가로, 항상 실험 정신이 묻어나는 새로운 음향 탐구에 몰두하곤 했다. 그의 작품 ‘아트모스페르’는 우주공간에 떠 있는 무수한 별의 무리를 연상하게 만드는 곡으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나씩 겹쳐가는 개별 선율이 거대한 음향의 층과 음향 덩어리를 형성해내는 곡의 구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어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경기필과 함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선보인다.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의 주제를 사용해 라흐마니노프가 새로 편곡한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유독 두드러진다. 그의 어떤 작품보다도 현란한 색채와 악마적 기교, 번뜩이는 재치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관현악만의 복잡한 테크닉과 풍부한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매력이 청중을 사로잡는 곡이지만, 연주자들에겐 악명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 이번 무대에서 손민수 피아니스트의 손끝에서 어떤 존재감을 드러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마지막으로 최수열 지휘자가 해석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이 청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알프스 가르미슈에서 보낸 슈트라우스의 어린 시절이 곡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새벽녘부터 해질 때까지의 알프스 산맥의 다채로운 풍경을 담아낸 곡이다. 호른 20대, 트럼펫 6대, 트롬본 6대,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오르간 등을 비롯한 100여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르는 대규모 편성의 연주곡이며 카우벨, 선더 시트, 윈드머신 등의 특수 악기가 동원돼 대자연에서 피어나는 소리를 구현하는 과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최수열 지휘자는 “슈트라우스는 이미 제가 선별한 ‘평생 탐구하고 연주해야 하는 작곡가들’의 리스트 안에 들어 있는 작곡가”라며 “지난 세 차례의 협연을 통해 경기필이 슈트라우스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악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종류의 악기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롭지만, 경기필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악단”이라고 밝혔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