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 “나랑 머스크가 다른 점은…”
미국에서 투자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는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92) 회장과 그의 오랜 친구이자 해서웨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99)는 자신들과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인 일론 머스크(51)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일론은 불가능한 일들에 도전해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쉬운 일(easy job)을 찾는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현재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보유 주식 위주로 실시간 집계하는 세계 부호 랭킹에서 1793억 달러(약 236조8560억 원)로 2위이고, 버핏은 재산이 1140억 달러로 평가돼 5위다. 또 멍거 부회장의 부(富)는 24억 달러로 평가돼 현재 전세계 1304위에 올라 있다.
버핏과 멍거 두 사람은 지난 6일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가 있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전세계에서 온 투자가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들은 “일론은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크게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많은 실패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버핏과 나란히 앉은 멍거 부회장은 이날 캐나다 토론토에서 온 투자가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일론 머스크가 최근 테슬라(전기차), 스페이스X(로켓 제조), 스타링크(저궤도 군집 통신위성 네트워크)에서 성공을 거뒀는데, 아직도 머스크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머스크의 IQ는 150~155인 것으로 보도됐으며, 멍거 부회장은 과거에 “자신의 IQ가 150인데 스스로는 170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실제 IQ는 130인데 스스로는 120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한 바 있다.
멍거는 이 질문에 “일론이 스스로를 과대평가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매우 재능이 있다”며 “그가 비합리적일 정도로 극단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그가 지금 인생에서 이룬 것들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머스크를 높게 평가했다.
버핏은 멍거의 말을 이어 “일론은 매우 뛰어난 사람이고, IQ가 170은 넘지 않을까”라고 추측하며 “그는 사물에 대해 꿈을 꾸지만, 그의 꿈은 기초가 튼튼하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실제 IQ는 170인데, 자신은 150인 줄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는 ‘칭찬’이었다.
하지만, 멍거는 자신들과 머스크의 스타일을 분명하게 구별했다. 그는 “일론은 불가능한 일들에 도전해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우리는 다르다. 워런과 나는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쉬운 일(easy job)을 찾는다”고 말했다.
버핏은 모든 시간을 일에 쏟아붓는 머스크의 생활스타일은 자신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머스크도 내가 하는 일을 하라고 하면, 별로 즐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초 BBC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인수한 트위터 구조 조정을 하느라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 7층에 있는 도서관 소파에서 종종 잘 때가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테슬라 초창기, 공장 바닥에서 자면서 세밀한 부분까지 콘트롤한 것으로 유명하다.
멍거는 또 “우리는 그렇게 많은 실패를 원치 않는다”고 말해, 청중으로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실패에서 배우는’ 수많은 로켓 발사 실패를 통해 팰컨 9, 팰컨 헤비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했으며, 작년에 61회 로켓을 발사해 모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달 20일에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추력을 지닌 로켓 스타십(Starship)의 첫 궤도 비행 시험을 했지만, 이 로켓은 발사 4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머스크는 스타십으로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버핏은 일을 성취하려는 머스크의 집념과 관련해 “만약 어떤 일이 평생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에겐 맞지 않는 일”이라며 “그러나 일론은 이미 중요한 많은 일들을 해냈고, 그런 것은 뭔가 있어야 한다. ‘광기(fanaticism)’는 적확한 말이 아니고”라고 덧붙였다.
멍거는 “광기가 맞는 단어”라고 했고, 버핏은 “그것은 불가능한 것을 해결하려는 집념이고 종종 그는 그걸 해낸다. 그러나 그런 작업이 나나 찰리에겐 고문과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과거에 버핏과 거리를 뒀다. 자신은 기업을 일으키고 제품을 만드는 빌더(builder)이고, 버핏은 투자가(investor)라는 것이었다. 그는 2021년 12월 타임 매거진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고 가진 인터뷰에서, 버핏의 투자 전문성은 인정하면서도 기업들을 연구해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을, 최고로 지루한 일(super boring)”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버핏과 멍거가 2008년 테슬라의 가치가 2억 달러에 불과할 때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테슬라 가치(시가총액)은 8일 현재 5383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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