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바디 고!" 문 닫히자 총소리…교민들 목숨 구한 美쇼핑몰 직원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앨런에 있는 대형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텍사스주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 있었던 한인 교민이 목격담을 전했다.

한인 교민 A씨는 8일(이하 현지시간) 댈러스 지역 한인 매체 'DKNET'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가방 매장에 있다가 매장 직원의 도움으로 총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가방 고르고 결제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매니저가 문을 잠그면서 '에브리바디, 고!'(Everybody, Go!)라고 하더니 창고로 들어가라고 했다"며 "그때만 해도 '어디 끌려가나' 싶었는데, 설명도 하지 않고 들어가라고 하더라. 창고 문을 닫는 순간 총소리가 막 나기 시작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그때부터 '다다다다' 했다. 총소리가 내 뒤에서 나는 것 같더라. 총알이 벽을 뚫고 들어올 것처럼 (총격 소리가) 가깝게 들렸다"며 "매니저가 우리에게 서 있지 말고 다 앉아 있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니저가 어떻게 봤는지, (범인이) 총을 갖고 내리는 걸 보고 숨으라고 한 것"이라며 "딱 1분도 안 돼서 총소리가 났다"고 덧붙였다.

A씨는 "밖으로 나왔을 때 이미 주차장에 사람 세 명과 범인이 죽어있었다"며 "범인이 매장에 들어올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매장 유리를 향해 권총을 막 쏴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매장 안에는 25명이 더 있었다. 아웃렛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봤다. 크리스마스 때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댈러스 외곽 소도시 앨런에 있는 아울렛에서 한 무장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8명이 숨졌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 당일은 토요일인 데다 미국의 기념일인 '마더스 데이'(Mother's Day·어머니의 날)를 앞두고 선물을 준비하려는 이들이 몰려 평소보다 방문객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는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미국 경찰은 가르시아가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과 범행 당시 입고 있던 옷에 우익암살단을 의미하는 'RWDS(Right Wing Death Squad)' 문구가 새겨진 점 등을 미뤄 증오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앨런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으로 숨진 조규성씨(38), 강신영씨(36) 부부와 둘째 아들 제임스(3)의 장례 절차 등을 돕기 위한 모금 페이지가 개설됐다./사진='고펀드미' 공식 홈페이지

희생자 중에는 한인 교포 가족인 조규성씨(38)와 강신영씨(36) 부부와 둘째 아들 제임스(3)가 포함됐다.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첫째 아들 윌리엄(6)은 수술 후 회복 중이다.

이들 가족은 윌리엄의 생일 선물로 샀던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기 위해 쇼핑몰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민들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숨진 강씨가 첫째 아들을 보호해 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이들 가족의 장례 절차 등을 돕기 위한 모금 페이지가 개설, 하루 만에 약 110만달러(한화 약 14억5300만원)가 모였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