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한도 법률은 위헌…멈춰달라" 美공무원노조 소송

기사내용 요약
전국공무원노동자연합, 연방법원에 소송 제기
대통령이 지출 결정하게돼 삼권분립 위반 주장

[워싱턴=AP/뉴시스] 지난 3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모습. 2023.05.03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미국 정부가 이르면 내달 1일 부채 한도에 따라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이를 것이란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공무원노조가 부채 한도 정하도록 한 법률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법 적용을 멈춰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자연합(NAGE)은 지난 7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연방법원에 부채 한도 상한을 설정한 법률 집행을 멈춰달라는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만약 의회가 부채 한도 상향 법률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어떤 지출을 우선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재정지출에 대한 의회 권한을 뺏어와 결과적으로 삼권 분립을 위반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는 "부채 한도 법률은 위헌적이다. 대통령이 돈을 지급하기 위해 대출을 지속하는 재량권을 행사하도록 곤경에 빠뜨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법률의 존재 때문에 의회가 아니라 대통령이 자금 지출을 결정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해당 단체는 약 7만5000명의 연방 정부 공무원들을 대변하고 있으며, 부채 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봉급 미지급 등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면서 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해 행정부가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정헌법 14조에는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행정부가 직접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다만 옐런 장관은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 수정헌법 14조 발동에 대해 "대통령이 부채를 계속 발행할 수 있느냐를 고려하는 단계까지 가서는 안 된다. 그것은 헌법적 위기"라고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놨다.

미국은 법률을 통해 연방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부채 한도는 2021년 12월 증액된 31조3810억달러(약 4경1510조원)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르면 내달 1일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연방정부 지출 예산 삭감이 동반돼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9일 백악관에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매카시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 4인을 만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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