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 방치→곽빈 부상→5할 붕괴…초보 이승엽의 첫 시련

김민경 기자 2023. 5. 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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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사실상 첫 시련과 마주했다. 개막 한 달여 만에 5할 승률이 붕괴되면서 잠시 잊힌 '초보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다시 붙고 있다.

두산은 9일 현재 13승14패1무 승률 0.481로 삼성 라이온즈(13승14패)와 공동 6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7패1무에 그친 게 뼈아팠다. 4월까지는 12승11패1무 승률 0.522로 잘 버텼는데, 5월 들어 1승3패에 그쳤다.

5월 3패를 떠안은 과정이 나빴다. 이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 꾸준히 물음표가 붙었다. 지난 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선발투수 김동주를 3⅓이닝(무실점) 만에 끌어내리는 승부수를 던진 게 실패로 끝났다. 지난달까지 선발로 활약한 최승용을 2번째 투수로 믿고 내린 결정이었을 텐데, 이 결정이 불펜 붕괴로 이어졌다.

1-0으로 앞선 7회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박치국이 최승용의 공을 받아 이원석을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현란한 투수 교체로 이어졌다. 최승용과 박치국을 포함해 이병헌(0이닝 1실점)-정철원(0이닝 1실점)-최지강(⅓이닝 4실점)-김명신(1⅓이닝)까지 7회에만 투수 6명을 올려 겨우 마무리했다. 결과는 3-8 대패였다. 필승조를 전부 올리고도 7회에만 8실점했으니 더더욱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 감독은 "모든 결과는 벤치의 판단 미스"라는 말로 충격패를 정리했다.

이 감독의 반성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딜런 파일이 4일 잠실 한화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렀는데, 4이닝 5실점에 그쳤다. 2-3으로 뒤진 5회초 무사 1, 2루 위기. 두산으로선 포기해선 안 되는 상황에 신인 김유성을 올렸다. 딜런이 조기 강판하는 만큼, 긴 이닝을 끌어줄 투수가 필요했고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김유성에게 이 몫을 맡겼다.

그러나 김유성은 거의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무사 1, 2루에서 첫 타자 노시환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고, 다음 타자 채은성에게 좌월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무사 주자 없는 상황이라 해도 제구 자체가 되지 않는 신인 투수를 바꿀 필요가 있었지만, 두산 벤치는 미동도 없었다. 김유성은 볼넷 3개를 더 기록하고 2점을 더 뺏겨 2-9까지 벌어진 뒤에야 4회를 마무리지었다.

문제는 김유성을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렸다는 것. 김유성은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좌중월 홈런을 맞고 채은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야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롱릴리프로 쓰려 했고, 직전 경기 불펜 소모가 많았다 해도 신인 투수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방치였다. 김유성은 1이닝 3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5실점에 그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에이스 곽빈의 자진 강판도 마찬가지다. 곽빈은 지난달부터 허리 통증을 관리하며 마운드에 오르고 있었다. 이 감독은 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곽빈을 올리면서 "에이스답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곽빈은 1⅓이닝 6실점에 그친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곽빈은 8일 검진 결과 허리 염좌 진단을 받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경기는 1-11 대패.

곽빈의 경우 최근 등판 사이 6일~8일 정도 휴식을 주면서 나름대로 관리를 해줬는데도 탈이 났다. 프로 선수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기에 곽빈을 무리하게 등판시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두산은 당장 선발 마운드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지던 투수를 잃었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지금은 과정"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성적이 날 때도, 부진해 뭇매를 맞을 때도 이승엽이라는 새 지도자와 두산 선수들, 코치들이 계속해서 손발을 맞춰 나가는 과정으로 봐주길 당부했다. 초반에는 실수가 잦겠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두산이 한 팀으로 뭉쳐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쓴소리는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다시 5할 승률로 복귀하려면 9일부터 사직에서 치르는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이 중요하다. 여기서 연패가 더 길어지면 팀 분위기가 더더욱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곽빈이 빠진 자리에는 다시 최승용이 들어가 버티기 작전을 이어 갈 전망이다. 이 감독은 첫 시련을 짧게 매듭짓고 5할 승률 회복과 함께 5강 도전을 이어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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