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미국 통해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MD 참여 논란도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 시스템을 미국을 거쳐서 연결해, 미사일 경보 정보를 3국이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우리 국방부는 해당 보도에 대해 현재 특별히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이를 시인했다. 다만 이같은 협의의 대상에 대해선 '(우리의 공격용 미사일을 포함한) 미사일 정보'가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는) 경보 정보'라고 단서를 달았다.
보도에 따르면 한미일은 6월 초 싱가포르(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에서 열리는 3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런 방안에 합의할 방침이다.
이는 한국군과 주한미군, 자위대와 주일미군이 각각 사용하는 레이더 등의 지휘통제시스템을 미국의 통합전투사령부 가운데 하나인 인도·태평양사령부를 통해 접속, 한미일이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방식이다.
현재 일본은 미국의 통합대공미사일방어(IAMD)에 참여하고 있는데, 쉽게 말해 북한이나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으로 날아간다면 일본의 레이더 탐지 정보 또는 직접적인 요격 자산을 통해 이를 요격할 수 있다. 실제로 탄도미사일을 중간단계(mid-course)에서 요격할 수 있는 SM-3 블록 2A는 아예 미국 레이시온과 일본 미쓰비시가 공동개발했다. 미군은 이러한 작전을 총괄 지휘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전장지휘통제체계(C2BMC)도 일본에 배치한 상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동맹 관계가 아니므로, 레이더 시스템을 직접 연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양측 모두와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을 경유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앞서 3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 확인, 북한 미사일에 관한 3국 간 실시간 정보공유 의향 표명 등에 합의했다. 한일은 2014년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과 2016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를 통해 1급을 제외하고 2급 비밀까지의 군사정보를 공유해 오고 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묻는 질문에 "현재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해서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며 "결정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 현재는 특별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한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시인한 셈이다.
전 대변인은 "지난 4월에 한미일 안보회의(DTT)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기 위해서 TISA를 포함한 기존의 체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했었다는 것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는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정보 공유와 관련한 조정 상황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라면서, 실시간 공유에 대해 "일본의 요격 능력 강화로 이어지는 대처가 된다"고 평가했다.
일본 총리 비서실장 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지난달 개최된 한미일 방위 실무자 협의에서 북한 미사일 경계 정보의 실시간 공유에 대해서도 논의해 조율을 진행해 갈 것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경계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방침이 정해진 사실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문제는 이러한 방안이 IAMD 참여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고, 중국에도 그렇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도입 당시 우리는 MD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3불 원칙'을 통해 공언했기에 자칫하면 이를 깨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그렇기에 미국도 한국이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 곤란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해 일단 기존의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일의 군사협력이 이런 식으로 계속 강화되는 부분과 관련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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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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