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배터리·분리막, 적자 꼬리표 뗀다… 2분기 흑자 전망
공격적인 투자에도 수익을 내지 못하며 ‘적자 사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던 SK그룹의 배터리·분리막 사업이 이르면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이르면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분리막 사업 역시 IRA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수익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올해 1분기에 매출 3조3053억원, 영업손실 344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늘어나며 적자 폭이 전 분기(3381억원) 대비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 10월 1일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면서 SK온을 출범했다. 그러나 헝가리, 미국, 중국 등 해외 공장 증설과 초기 가동 비용, 경쟁사 대비 늦어지는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의 비율) 개선 등으로 그간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당초 SK온은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낙관했으나, 대외적 상황을 이유로 흑자 전환 시기를 2024년 중으로 늦췄다. SK온은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로 예정된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으나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다시 “올해 4분기 흑자전환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번복했다.
그러나 3분기에는 “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 전환을 달성했지만 지정학적 위기와 강달러, 환율 상승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으로 4분기 수익성 개선에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는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내년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목표”라며 “내년 신설 투자가 많겠지만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SK온이 내세웠던 ‘내년 중 흑자 전환’ 목표가 이르면 올해 2분기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IRA로 인한 생산세액공제(AMPC)가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RA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경우 킬로와트시(㎾h) 당 배터리 셀은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 1공장과 2공장에서 각각 연산 9.8GWh, 11.7GWh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현재까지 IRA에 대한 구체적인 항목이 발표되지 않아 1분기 실적에는 세액공제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향후 회계법인과 상의해 2분기 실적에 세액공제를 반영한다면 1분기분을 소급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가는 올해 1~2분기 SK온의 AMPC 혜택이 2000억원대 중반에서 많게는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AMPC 예상 금액(1003억원)을 실적에 포함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44.6% 상승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이르면 2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IET는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분리막(LiBS)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며, 지난해 기준 분리막 사업이 매출의 99.8%를 차지한다.
SKIET는 올해 1분기에 매출 1430억원, 영업손실 37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1년 4분기 이래 6개 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다만 분리막 사업만 보면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분리막 부문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에나 흑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예상보다 빨리 흑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SKIET의 수익성이 점차 확대되며 2분기에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규정으로 분리막 업종은 미국 내에서 점유율 확대 국면에 들어섰다”며 “그동안 가장 큰 리스크(위험 요인)로 존재했던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우려도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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