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도 ‘중국식 안보 교육’…홍콩 학교 2년간 6만여명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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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애국주의 교육'이 강화되면서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9일 영국 <가디언> 보도를 보면 홍콩 당국은 청년들의 반정부 시위 참여를 '학교 교육의 실패' 탓으로 돌리면서 2020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뒤로 '중국식 안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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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애국주의 교육’이 강화되면서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9일 영국 <가디언> 보도를 보면 홍콩 당국은 청년들의 반정부 시위 참여를 ‘학교 교육의 실패’ 탓으로 돌리면서 2020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뒤로 ‘중국식 안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은 지난해 중국 당국의 지원을 받아 ‘애국 교육 지원센터’를 세우고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일국양제와 중국 헌법, 국가 안보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제 홍콩 학교들은 안보 의식 고취를 위해 초등학생에게도 ‘전복’ ‘테러활동’ ‘외세와의 결탁’ 등의 개념을 가르친다. 오는 9월부터는 비판적 사고 개발을 위한 교양 과목들을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시민권과 사회발전’ 과목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청한 홍콩의 교육 전문가들은 반정부 정서의 발원지로 지목된 홍콩의 학교들이 심각한 수준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8살짜리 아들의 교육을 위해 영국 이주를 결정한 켈빈 막(가명)은 “아들이 객관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세뇌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말이나 생각을 금지당하면 미래에 대한 준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두 아이를 둔 에바 라이(가명)도 “말 한마디만 잘못 해도 범법을 저지를 수 있다. 아이들이 문제에 휘말릴까 두렵다”며 홍콩 이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홍콩의 한 학교는 국기 게양식에 기립을 거부한 학생 14명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며 정학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년간 홍콩의 유치원부터 중등학교(한국의 중·고교 과정)까지 6만4천명이 넘는 학생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학년(2021-2022)에만 총 학생 인구의 4%에 이르는 3만3600명이 학교를 떠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 10%나 증가한 수치다. 최근 홍콩 현지 언론은 향후 몇 년 안에 최소 5개 학교가 최소 16명 입학 기준을 못 채워서 폐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기 검열’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교사들도 홍콩을 떠나고 있다. 지난 학년에만 6500명의 교사가 교육 현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2021년 ‘엑소더스’가 벌어지기 전과 견주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 중 과반은 정년이 채 되지 않은 교사였다. 홍콩 현지 언론은 지난해 7월까지 7명의 교사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자격이 박탈됐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서 홍콩 당국을 비판했다가 학교에서 두 차례 경고를 받은 뒤 사직한 교양 과목 교사 릭 탐(가명)은 <가디언>에 “학교의 유독한 분위기에 화가 났다”며 “보안법에 따르면 수업시간에 한 말도 정부 비판으로 해석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새 학기부터 새로 부임하는 홍콩 교사들은 국가 안보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중국 본토 연수가 의무화된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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