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력소모·발열 100분 1로 줄인다

KAIST, 클럭 신호 1000조분의 1초 정확도로 공급
레이저 활용해 칩 내 클럭분배...칩 성능 향상 기여

KAIST는 레이저를 이용해 반도체 칩에서 클럭 신호를 1000조분의 1초의 정확한 타이밍으로 생성·분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제공

김정원 KAIST 교수

1000조 분의 1초의 정확도로 칩 내 다양한 회로 블록들의 동작을 동기화시키는 '클럭' 신호를 공급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칩의 전력 소모와 발열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초집적화된 반도체 칩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김정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레이저를 이용해 반도체 칩에서 초저잡음 클럭 신호를 생성·분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반도체 칩 성능이 급격히 향상됨에 따라 보다 정확한 타이밍으로 칩 내 다양한 회로 블록들의 동작을 동기화시키는 클럭 신호를 공급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처럼 고성능의 반도체 칩 내에서 클럭 신호를 분배하려면 클럭 분배 네트워크(CDN)에 많은 수의 클럭 드라이버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클럭 드라이버 수가 늘어남에 따라 발열과 전력소모가 커지고, 클럭 타이밍도 나빠지게 된다.

연구팀은 광주파수빗 레이저를 마스터 클럭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클럭 분배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파수빗 레이저에서 발생하는 광 펄스들을 고속 광다이오드를 이용해 광전류 펄스로 변환한 후, 클럭 분배 네트워크를 충전·방전함으로써 구형파 형태의 클럭 신호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100분 1 수준인 20펨토초 이하로 낮춘 뛰어난 타이밍 성능과 전력소모와 발열도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기존 클럭 신호의 정확성이 피코초(1조분의 1초) 수준이었는데, 펨토초(1000조분의 1초) 수준의 정확한 타이밍으로 클럭 신호를 생성할 수 있어 3차원 적층 칩과 같은 구조에서 발열을 줄일 수 있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난달 24일자)'에 실렸으며, 현민지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