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세사기 피해주택 ‘2969호’…“반 이상 경매 넘어가”

피해주택 83% 미추홀구에 집중…계양구, 남동구 뒤이어
피해보증금 합산 금액 2309억…최우선변제금 주택은 34%에 그쳐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주상복합건물 주차장 출입문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부착돼 있다. 이 건물은 전세사기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이 건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인천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3000채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절반 이상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2개월간 일선 자치구와 합동으로 전세사기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속칭 '건축왕'·'빌라왕(사망)'·'청년 빌라왕(사망)' 등 3명이 인천에 소유한 주택이 총 2969호로 파악됐다. 이 중 전체 피해주택의 절반이 넘는 1550호(52.2%)가 임의경매 진행 중이고, 임의경매 후 매각이 된 주택도 94호(3.1%)에 달했다.

앞서 인천시 등은 지난달 시내 전체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3008호로 잠정 집계했다. 이후 피해의심 주택들에 대한 등기부등본·임대차계약서 확인 과정 등을 거쳐 이번에 피해 규모를 수정 발표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피해주택 중 2484호(83.6%)가 미추홀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계양구 177호, 남동구 153호, 부평구 112호 순으로 피해주택이 많았다. 또 서구 32호, 중구 4호, 연수구 3호, 동구 3호, 강화군 1호의 피해주택도 조사됐다.

전체 피해주택 2969호의 임대차신고보증금을 합산한 금액은 2309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은 1039호(34.9%)에 그쳤다. 전세 확정일자를 신고한 주택은 2551호(85.9%)로 파악됐다.

피해가 집중된 미추홀구 임대차신고보증금 합계액은 2002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추홀구 피해주택의 근저당설정은 1877호(75.5%), 임의경매 1531호(61.6%), 매각 92호(3.7%)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전세사기 피해로 생업에 지장을 받아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에 착수했다. 지원대상은 인천에 사업장을 둔 소상공인 가운데 부평구에 있는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전세피해확인서를 발급받은 사람이다. 업체당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대출 후 첫 3년간은 시가 연 1.5% 이자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