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퇴’ 검색량 늘어날 때...극단적 선택도 늘었다

최원석 여의도성모병원 교수 연구팀
‘자퇴’ 검색량, 국내 청소년 자살과 높은 연관성 확인

청소년들의 ‘자퇴(자진 퇴학)’ 관련 검색량이 늘어나면 자살 건수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의 검색 패턴과 극단적 선택의 연관성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원석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9일 이런 연구 결과를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정보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내에서 숨진 13~18세 청소년의 자살 사망 데이터와 네이버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데이터랩에서 얻은 자살·자해 관련 단어 26개의 검색량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여성 청소년 모두에서 ‘자퇴’ 검색량과 실제 자살 사망 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퇴 검색량이 늘어날 때 실제 청소년 자살 사망도 증가했는데, 이때 시간 간격이 불과 하루 이내(0일)였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자퇴 검색량이 증가할 때 실제 청소년 자살 사망 속도도 빨라진 것을 확인했다”며 “청소년들이 자퇴를 검색한 후 실제 사망으로 이어지기까지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단어별로 살펴보면 남·여 청소년 모두에서 ‘자해’와 ‘자살 방법’ 검색량이 자살 사망과 가장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여성 청소년은 ‘자해’와 ‘성적’ 관련 검색량이 자살 사망과 연관성이 높았다. 자살 관련 단어를 검색할 때 ‘자해’, ‘성적’, ‘학교폭력’ 등 자살 위험인자 단어들을 함께 검색하는 경향도 남성 청소년보다 높았다.

반면 남·여 청소년 모두 ‘우울’ 검색량은 자살과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국가 자살예방정책의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인터넷 검색 점유율 1위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국내 현실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자퇴를 고려하고 있는 국내 학생들에게 자살 사고나 자살 가능성에 대한 사전 평가가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자살은 10~20대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학생들의 우울, 외로움, 스마트폰, 인터넷 중독과 같은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청소년 정신 건강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고자료

J Med Internet Res(2023), DOI : 10.2196/46254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