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서 어린이 친 10대 라이더 “재수 없었네”…母 울분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5. 9. 13: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 두명 각각 전치 8주, 12주 진단
[사진 출처 =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과속으로 주행하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횡단보도에서 어린이 2명을 치는 사고를 냈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풀려났다.

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4일 방송된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어린이날 특집 영상이 갈무리 돼 올라왔다.

이날 방송에는 1년 3개월 전 발생했던 스쿨존에서의 오토바이 사고가 다뤄졌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오토바이 라이더 A군은 횡단보도 신호등의 보행자 신호가 27초 남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55~59㎞/h 이상으로 빠르게 달렸고, 좌회전 차로에서 불법 직진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두 어린이를 덮쳤다. 이 사고로 한 아이는 전치 8주, 다른 한 아이는 전치 12주를 진단 받았다.

특히 12주 진단을 받은 아이는 심각한 두개골 함몰 골절을 당해 긴급 수술받았으며 충격으로 사고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전치 12주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다친 애들이 두 명이나 있는데 (A군이) 다른 라이더들과 웃으며 떠들고 있더라. 자기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 없었다”라며 “(피의자는) ‘배달하다 재수 없었네’라는 식으로 가볍게 얘기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더라. 사고를 낸 지 한 달도 채 안 돼 또 다른 교통사고를 냈다고 들었다”며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연속으로 사고를 내고도 자유롭게 다니는 걸 보고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아버지와 전화했는데 ‘배달 업체 사장님이 다 책임지실 거다’라고 하더라. 사고를 낸 건 그 분의 아들인데, 직접적으로 찾아와 사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A군은 다른 사건으로 소년원에 수감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아이는 6개월마다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받으며 뇌 상태를 살펴보고 있으며 불안 증세로 약물 및 놀이 치료를 병행 중이다.

아이의 어머니는 “몇 달 전에는 아이가 ‘눈이 안 보여. 세상이 하얗게 보여’라고 말하더라”라며 “CT를 찍었는데 일시적으로 시력이 안 보이는 증상이었다. 너무 놀랐다. 모든 게 무너져내렸다”고 울먹였다.

이어 “아이가 이젠 오토바이 소리만 들어도 긴장한다.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도 오토바이가 됐다”라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파란불에 건너는 데도 아이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그 길을 건너겠냐”고 엄벌을 호소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