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중 가장 돋보일 거라 했는데…두산에너빌리티 주가 언제 오를까

김효선 기자 2023. 5. 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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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부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탈원전 정책 폐기와 한미 정상회담 수혜주로도 주목받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1만5000원 선이던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한미 정상회담 전인 4월 17일 장중 1만948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다시 1만5000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4조410억원의 매출액과 90% 증가한 36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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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14%↑·두산밥캣 50%↑…에너빌리티는 보합
유상증자·자회사 매각 등으로 신뢰 하락

올해 일부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탈원전 정책 폐기와 한미 정상회담 수혜주로도 주목받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탈원전 정책으로 핵심 사업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지난 결정의 후유증이 아직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5월 8일) 두산그룹주 주가는 대체로 크게 상승했다. 그룹의 지주회사 두산이 14% 올랐고, 두산밥캣은 50% 가까이 급등했다. 계열사인 오리콤은 12.5%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12.3%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두산밥캣의 주가 상승세가 특히 돋보인다.

그런데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는 2.7% 오르는 데 그쳤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미 정상회담 수혜주로 지목되며 지난 4월 중순부터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올해 초 1만5000원 선이던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한미 정상회담 전인 4월 17일 장중 1만948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다시 1만5000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과거에 유상증자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주식 수가 늘어남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두산에너빌리티는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을 끌어 썼다. 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시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가 맞물리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 돈을 갚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보유하던 골프장 클럽모우CC를 매각하기도 했지만 채무 상환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두산에너빌리티는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 회사는 지난해 1조14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조기 졸업했다.

당장 필요한 자금은 조달했지만, 막대한 규모의 유상증자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 시절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유상증자, 자회사 지분 매각 등 여러 이벤트로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한 주주는 “기업의 주식 수가 줄어들어야 가치가 높아지는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식 수가 계속 늘어난다”고 불평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억5409만240주였던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은 2022년 6억3830만8033주로 늘어났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공매도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전날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대차잔고 주수는 2542만2073주로 지난 4일(2514만5291주)과 3일(2488만1715주)보다 증가했다. 공매도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차잔고가 증가하면 향후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수주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4조410억원의 매출액과 90% 증가한 36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로부터 배당 수익이 늘어난 것이 올해 1분기 호실적 배경인데, 사업 측면에서의 개선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면서 “당장의 실적보다는 수주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 중앙아시아 수주 등 연간 수주 목표액을 이미 50% 달성하는 등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향후 주가가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962년 현대양행으로 설립됐다. 1980년 10월 중화학공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부에 귀속돼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주식회사로 변경됐다. 이후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2000년부터 두산그룹에 인수돼 두산중공업으로 지내다가 지난해 3월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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