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17억 걷어찬 김하성 동료… 그런데 튕기다 몸값 폭락? SD 위기 빠지나

김태우 기자 2023. 5. 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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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안 소토는 샌디에이고 이적 후 자신의 통산 성적보다 훨씬 떨어지는 성적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워싱턴은 지난해 7월 팀의 핵심 타자인 후안 소토(25‧샌디에이고)에 대형 장기 연장 계약을 제안했다. 매체마다 시선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15년 총액 4억4000만 달러(약 5817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4억2650만 달러를 넘기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그런데 후안 소토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연 평균 금액이 3000만 달러가 안 되고, 연봉의 상당수가 뒤에 몰려 있다는 이유였다. 영혼까지 끌어 제안한 서류가 바로 반려되자 워싱턴은 곧바로 다음 단계에 착수했다. 소토를 잡지 못한다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트레이드 가치가 최상인 지금 파는 게 나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소토는 샌디에이고와 대형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리그에서 가장 인내심이 강하고, 균형 잡은 성적을 뽑을 수 있는 이 선수가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 팜을 탈탈 털어 유망주들을 다 내준 만큼 샌디에이고 또한 소토가 자기 몫을 해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고개가 다소 갸웃거린다.

2018년 워싱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소토는 5년간 565경기에서 타율 0.291, 출루율 0.427, 119홈런, 3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6을 기록했다. 리그 최강의 출루 머신이었다. 2021년에는 볼넷만 무려 145개를 골랐다. 타고난 선구안에 무너지지 않는 타격폼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적 후 52경기에서는 OPS가 0.778로 추락했다.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반등은 아직이다. 8일(한국시간)까지 35경기에서 타율 0.220, 출루율 0.381, 5홈런, 17타점, OPS 0.779의 성적이다. OPS는 지난해 이적 후와 차이가 없다. 리그 평균보다는 높고, 타율과 출루율의 차이는 유의미하지만 이 정도 성적에 만족할 만한 선수는 분명 아니다. 샌디에이고 타선의 구상도 소토의 ‘예상보다’ 떨어지는 출루율에 고전하고 있다.

소토는 여전히 볼넷을 잘 고른다. 줄을 세우면 볼넷은 앞에서 1등이다. 타구 속도도 예전보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무리 타구속도가 빨라도 땅볼이 많아지면 의미가 없다. 소토의 땅볼 비율은 통산 49.1%지만, 올해는 58.6%까지 올랐다. 좀처럼 공을 띄우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예전에는 특별히 약하지 않았던 낮은 쪽 코스에 방망이가 헛나간다. 약점을 잡은 투수들은 계속해서 그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 여전히 좋은 볼넷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땅볼과 삼진이 급증한 후안 소토

그러다보니 볼넷 비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삼진이 많아져 이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 소토의 삼진 비율은 2021년 14.2%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3.2%까지 높아졌다. 유인구를 잘 참기는 하는데 정작 존으로 들어온 공에 헛스윙이 많아지니 타율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준비 동작이 제법 긴 선수인 만큼 올해 도입된 피치클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 0.333, 출루율 0.455를 기록하며 살아나고 있으나 시즌 전반적인 성적을 만회하려면 더 불타올라야 한다. 그나마 직전 LA 다저스와 3연전에서는 부진하며 좋았던 흐름이 한 차례 끊겼다. 중요한 분수령에 선 소토일지도 모른다.

소토는 2024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준 선수라 평생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을 만한 많은 돈을 예약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 제안 받았던 4억40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터뜨리려면 지금의 성적으로는 곤란하다. 소토 트레이드에 사활을 건 샌디에이고, 그리고 소토의 FA가 모두 기로에 섰다. 이대로라면 샌디에이고도 소토의 장기 계약을 다시 생각해 볼법한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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