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 열더니 봉투를 ‘쓱’… 주택가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 유통한 30대 체포

주택가의 우편함에 마약이 담긴 봉투를 넣고 있는 A씨의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기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주택가에서 마약을 유통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통책인 A씨(30대)를 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또 마약을 투약한 A씨의 연인 B씨(30대)와 A씨로부터 마약을 매수해 투약한 27명도 함께 붙잡았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채팅어플을 통해 현지 공급책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받은 필로폰 400ｇ을 소분한 뒤 일부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판매자가 마약을 특정 장소에 놓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활용해 마약을 판매했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출입문 잠금장치가 없는 구식 다세대주택 여러 곳을 범행 장소로 삼았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A씨는 잠금장치 없는 건물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통신단자함 등에 필로폰이 담긴 작은 봉투를 숨겼다. 이후 A씨로부터 연락을 받은 매수자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숨긴 마약을 찾아갔다.

경찰은 시민 제보를 받은 뒤 마약 사건 베테랑 형사 2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2개월간 수사 끝에 지난달 14일 A씨를 시흥시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이어 서울과 부산, 경남 등 전국 각지에 있던 매수자들을 차례로 체포했다.

체포된 매수자들 중 17명은 중국 국적의 외국인들로, 미등록 외국인도 1명 포함돼 있었다. 의무 복무 중이던 현역 군인도 매수자에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 중 A씨를 포함해 혐의가 중한 5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284.5ｇ(3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택가의 통신단자함, 우편함, 계단 철제난간 등에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면 신고해달라”면서 “범인검거 공로자에게는 신고보상금을 적극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