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정치적 해법” 띄우자···黨 태영호·김재원 자진사퇴 공개압박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2023. 5. 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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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 “최고위원직 사퇴 의미”
김재원·태영호는 자진사퇴 일축
김기현, 지도부 공백 우려에
“나머지는 투명인간이냐” 선 그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8일 열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회의에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 결정이 하루 미뤄지자 당지도부가 자진사퇴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두 최고위원들이 자진사퇴할 경우 징계 수위를 낮추는 방안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용단’을 내려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9일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황 위원장이 정치적 해법을 언급했던데 어떻게 이해하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저도 상당부분 그런 게 녹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날 황성근 당 윤리위원회 위원장은 김위원과 태위원 징계결정 보류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자진사퇴가 양형 사유에 반영되겠나’라는 물음에 “만약 그런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 의원 말은 황 위원장의 이런 ‘정치적 해법’을 위한 자진사퇴 용단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됐다. 김기현 대표 역시 이들 위원이 사퇴하거나 중징계를 받아도 지도부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힘을 실어 줬다. 이날 열린 국민공감 공부모임 도중 행사장을 나선 김 대표는 “중징계나 당원권 정지 이상 중징계가 나오면 지도부 공백이 우려 되는 상황”이라는 말에 “일부 결원이 생길 수 있겠지만 어떻게 그게 공백이냐. 그럼 다른 지도부는 다 투명인간이냐”고 반문했다.

비윤계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아침 BBS라디오에 출연해 “나라면 지금 상황에서는 최고위원직 사퇴를 하고 자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0일 오후 징계결정이 나오기 이전에 징계대상 당사자들이 자진사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태 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지거래 허가제 개선방안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 시점에선 자진사퇴와 관련해 추가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윤리위나 심의 전 과정에서 그걸(자진사퇴) 느끼게 하는 질문이나 대목이 없었기 때문에, 황 위원장이 그런 말씀을 한 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치적 해법’에 대한 해석과 관련해서는 “그분(황 위원장)이 뭔지 말씀해야 한다. 그분이나 윤리위로부터 정치적 해법이 뭘 의미하는지 통보받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도 전날 윤리위 회의 소명 절차를 거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다.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일축한 바 있다.

한편 황 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2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몇 가지 사실관계를 더 밝혀봐야 할 부분이 있어서 이틀 정도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래서 오는 10일 수요일 저녁 6시에 회의를 개최해서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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