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조작해 고려인 후손으로...재외동포 비자 받은 우즈벡인 무더기 검거

9일 박지환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이 불법 입국자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충북경찰청

돈을 받고 우즈베키스탄인을 고려인 후손으로 서류를 위조해 국내 장기 체류 비자를 받게 해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출입국관리법위반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출신 브로커 A(41)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브로커를 통해 고려인 후손으로 위장해 체류자격을 취득한 우즈베키스탄인 24명도 같은 혐의로 붙잡았다. 이 중 주거가 불분명하고 범행을 부인한 2명은 구속했다.

A씨 일당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방문 취업(H-2)비자를 받아 국내로 들어온 우즈베키스탄인 24명을 모집해 고려인 후손으로 위조한 가짜 출생증명서를 받아 출입국사무소에 제출해 재외동포(F-4) 비자로 변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로커 A씨 등은 3000달러에서 1만 달러를 받고 위조한 출생증명서를 한국 대사관에 제출해 H-2 비자를 받게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체류 기간 만료(3년 10개월) 전 같은 방법으로 재외동포(F-4) 비자로 변경해 체류 기간을 연장했다.

H-2와 F-4 비자는 모두 외국국적 동포에게 체류자격을 주는 비자다. 다만 F-4 비자는 체류기간 연장 제한이 있는 H-2 비자와 달리 3년 단위로 갱신하면 국내에 무기한으로 창업과 취업 등의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 F-4 비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직계존속이 있으면 신청자격이 부여된다.

경찰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허위 출생증명서를 만들어준 위조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또 위조된 서류로 비자를 받은 이들에 대해 강제 퇴거할 예정이다.

경찰관계자는 “불법 입국 사례 등을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공유해 비자 발급 절차가 개선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