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대의 러시아, 구소련 말기보다 절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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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러시아의 국내외 여건이 구소련 말기보다 훨씬 나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 시간) 꼬집었다.
러시아 안팎의 여러 인사들로부터 러시아의 상황이 구소련 말기보다 훨씬 나빠졌다는 말을 듣는다.
소련이 붕괴한 뒤 30년 동안 러시아 사회가 상업화되고 세계화되고 외부 세계와 밀접해짐에 따라 푸틴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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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개방은 희망으로, 폐쇄는 절망으로 이어진다"
서방의 러시아 문화·역사·언어 존중 사라졌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러시아의 국내외 여건이 구소련 말기보다 훨씬 나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 시간) 꼬집었다. 다음은 모스크바 등지의 특파원을 역임한 세르쥬 슈멤방 NYT 편집위원의 칼럼 요약.
러시아 안팎의 여러 인사들로부터 러시아의 상황이 구소련 말기보다 훨씬 나빠졌다는 말을 듣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음을 감안하면 러시아인들이 피해자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많은 러시아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를 과거의 독재를 부활하고 나라를 굴욕에 빠트리고 고립시키고 있다고 화를 낸다.
이들이 말하는 소련은 스탈린 시대의 소련이 아니다. 그들이 겪은 1970년대, 1980년대 소련도 경찰국가였고 정보, 예술, 기업, 인간 행보에 대한 통제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 사용이 늘고 여행이 자유로운 현재보다는 오히려 압제가 훨씬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 지금의 생활수준이 구소련 말기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스탈린 사후 소련 말기 수십 년 동안은 조금씩 나아져가는 기미가 뚜렷했다. 마구잡이로 잔혹했던 스탈린 시대의 통제가 보다 세련된 통제로 바뀌었고 잔혹할 지라도 예측이 가능했으며 덜 자의적으로 변해갔다. 스탈린 개인 숭배 방식의 통치가 법치 형식으로 바뀌었다. 당시의 소련 체제에서 지금처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면 체제가 존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980년대 소련 구시대 인물들이 서거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갈수록 분명해졌고 미하일 고르바초프까지 등장했다. 당시 오래도록 금지된 사상과 예술,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 기쁨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소련 사람들은 갈수록 개방되는 폐쇄된 사회에 살면서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해지는 것을 체험했다. 반면 푸틴의 시대는 빠르게 폐쇄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을 잃고 있다. 개방이 희망을 향한다면 러시아는 절망으로 나아가고 있다.
소련이 붕괴한 뒤 30년 동안 러시아 사회가 상업화되고 세계화되고 외부 세계와 밀접해짐에 따라 푸틴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지도 모른다. 푸틴의 선조들이 추구했던 이상주의 사회의 비전도 푸틴에게는 없다. 푸틴은 단지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의지하는 정부, 정치경찰, 의회, 군대를 만들어냈을 뿐이다. 그런 푸틴이 정적들을 독살하려고 시도하고 중형을 선고해 가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탄압이 한층 심해졌다. 침공 뒤 10일 동안 반전 시위자 4600명이 체포됐고 수십만 명의 러시아 남성들이 징집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했다.
과거 소련의 압제가 심하던 때 서방에선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존중이 유지됐다. 망명 또는 반체제 예술인, 과학자들이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러시아 예술 공연이 널리 이뤄졌다.
그러나 러시아 제국주의를 내세운 푸틴의 지배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어, 문화, 역사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고 러시아인들이 겪는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유서깊은 식당들이 메뉴를 축소했지만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유서 깊은 스톨리치나야 보드카가 사라진 대신 값싼 스톨리 보드카로 대치됐다. 우크라이나 국기처럼 파랑과 노랑색 라벨이 붙은 한정판 술에는 “우크라이나 해방(#LIBERATEUKREUNE)”이라는 상표가 붙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은 푸틴을 비난하지 않은 러시아 디바 안나 네트레브코를 탈락시켰다.
러시아인들은 정부를 부정할 수는 있어도 나라를 부정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위대한 러시아를 내세워 러시아 국민들과 문화에 아물기 힘든 깊은 상처를 입힌 것만은 분명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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