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수난시대…유독 돋보이는 '미스터 제로' 서진용

김희준 기자 2023. 5. 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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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시즌 개막 이후 15경기서 자책점 '0'
15경기서 13세이브…세이브 부문 압도적 1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3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키움 공격, SSG 마무리투수 서진용이 역투하고 있다. 2022.11.0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올해 KBO리그는 '마무리 투수 수난 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각 구단들이 뒷문 단속에 골치를 앓고 있다.

SSG 랜더스는 '마무리 고민'에서 예외다. 든든히 뒷문을 지키고 있는 서진용(32) 덕분이다.

서진용은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15경기에서 15⅓이닝을 던지면서 자책점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블론세이브는 한 차례도 없었다. 1승 13세이브를 수확해 세이브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서진용은 7세이브로 2위를 달리는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에 6개 차로 앞서있다.

세부지표 역시 빼어나다. 피안타율은 0.148에 불과하고, 1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았다.

단 1실점만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야수 포구 실책으로 1실점한 것이 유일하다. 실책으로 준 점수라 자책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오랜 시간 SSG의 필승조로 활약한 서진용은 지난해까지 46세이브, 78홀드를 거뒀다.

마무리 투수로도 기회를 많이 받았지만, 굳건한 신뢰를 쌓지 못해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서진용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김택형이 부상 이후 흔들리면서 마무리 투수로 뛰었다. 6~8월 34경기에서 17세이브를 거두며 자리를 잡는 듯 헀으나 8월말부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마무리 투수 자리를 내놨다.

하지만 올해에는 시즌 초반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뽐내며 SSG의 뒷문을 철저하게 걸어잠그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예전에 캠프에서 다른 투수들은 90~100% 수준으로 던지는데, 서진용은 60~70% 수준으로 던져 화가 났었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준비를 잘 한 것 같다. 시즌 초반인데도 구속이 잘 올라왔고, 예전에 5~6월에 던질 공을 4월부터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균자책점 '0'이 이어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서진용은 흔들림이 없다.

김 감독은 "서진용이 지금까지 워낙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평균자책점 '0'이 깨질까봐 두려워하진 않을 것 같다"며 "점수를 2~3점 주더라도 팀이 이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서진용은 시속 140㎞ 중후반대의 직구에 각이 큰 130㎞ 초반대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이 상대 타자들의 혼란을 유도한다. 올해 서진용의 포크볼 피안타율은 0.105에 불과하다.

서진용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올해 각 팀 마무리 투수들이 부상, 부진 등으로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리그 전체 268차례의 세이브 상황에서 성공 횟수는 67번으로 성공률은 25%다. 블론세이브는 40번이나 나왔다.

LG 트윈스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연달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고민이 크다. 어깨 염증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고우석은 지난달 18일 복귀했으나 허리 부상 때문에 이달 1일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삼성 라이온즈도 뒷문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 팀 중 하나다.

'끝판왕' 오승환은 올해 구원으로 나선 10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다.

거듭된 부진에 마무리 투수 자리를 내놨고, 박진만 삼성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는 오승환이 감각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투수로 내세우기도 했다. 오승환은 선발 등판 이후 2군으로 내려가 재조정의 시간을 갖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마무리 투수 이용찬은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였지만, 지난달 말부터 급격하게 흔들려 평균자책점이 6.35까지 치솟았다. 이용찬은 이달 1일 피로 누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거듭된 활약에 서진용을 향한 사령탑의 신뢰는 한층 굳건해졌다. 김 감독은 "서진용이 그동안 너무 잘해줘서 생긴 믿음 덕분에 박빙의 상황에도 질 것 같진 않은 기분이 든다"며 "서진용이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뒷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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