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켈리'로 맥주시장 1위 노리는 하이트진로 [이미경의 인사이트]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인터뷰
오는 10일 켈리 판매량 100만 상자 돌파할 듯
테라보다 빠른 속도
"성과에 자신…카니발도 없어"
"롯데 새로, 위협적이지 않아"
"하반기에도 공격적으로 마케팅"
"올해 안에 승부가 나야 한다. 적자도,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도 무섭지 않다."
최근 맥주 브랜드 '켈리'를 출시한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의 말이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웨스틴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사장은 켈리 출시 한 달간의 성과를 공유하며 맥주시장 1위 탈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올해 하이트진로가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하면 2012년 오비맥주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11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36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테라보다 빠른 속도
2011년 대표 취임 인터뷰 이후 처음으로 기자인터뷰에 응한 김 사장은 "(언론 앞에 나설 정도로) 켈리 성과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내부적으로 10일 기준 켈리 판매량이 100만 상자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제품 출시 36일 만의 성과로, 테라가 39일 만에 100만 상자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빠른 속도로 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를 함께 판매하는 '듀얼 브랜드' 전략이 유효했다고 평가한다. 두 브랜드를 통해 하이트진로 맥주 제품의 전체 시장점유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하이트진로의 전체 맥주 판매량은 444만 상자로 전년 동월(348만 상자) 대비 27.6% 늘었다.
김 사장은 "같은 기간 테라 판매량은 214만 상자에서 246만 상자로 늘었다"며 "켈리 출시 당시 제기됐던 '카니발리제이션(한 기업에서 새로 출시하는 상품으로 인해 그 기업에서 기존에 판매하던 다른 상품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 현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켈리의 인기 요인으로 '차별화된 라거'라는 점을 꼽았다. 맛과 패키지 측면에서 기존의 맥주들과 차별화해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맥주하면 청량감을 가장 먼저 떠올리자만 켈리는 청량감에 더해 부드러움까지 갖춘 맥주"라며 "덕분에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맥주병 색 역시 갈색·초록색이 아닌 호박색으로 만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소주시장에서도 '듀얼 브랜드' 성공 경험
듀얼 브랜드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김 사장의 자신감은 소주시장에서 '참이슬'과 '진로' 듀얼 브랜드로 성공했던 경험에서도 비롯된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며 그해 소주를 총 6800만 상자 판매했다. 참이슬의 판매량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진로의 판매량까지 더해져 2022년도에는 소주 판매량이 7780만 상자로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58%에서 67%로 높아졌다.
소주 시장 점유율이 워낙 공고하다 보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돌풍에 대해서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 사장은 "새로가 강조하는 부분이 '제로슈가'라는 점인데 진로 제품 중에도 제로슈가 제품이 있다"고 덧붙였다.
2019년 테라 출시 이후 소주와 맥주가 함께 인기를 끌며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 등 별칭이 생겼던 것을 언급하며 켈리 역시 소맥 별칭이 생기길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켈리가 시장에 잘 자리잡으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별칭도 생길 것"이라며 "SNS를 통한 마케팅도 자연스럽게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마케팅"
다만 신제품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5997억원, 영업이익 357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익은 38.6% 쪼그라들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김 사장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외출과 행사가 많아지는 5~9월이 맥주 소비의 성수기라고 판단하고 이 기간 영업·마케팅을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적자가 난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낮은 회사는 망한다"며 "맥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가 1위 자리를 재탈환하기 위해서는 더욱 공격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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