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타당성 없음’ 결론에도… 지자체, 사업비 줄여 ‘재추진’ 나설듯

전세원 기자 2023. 5. 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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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의 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 등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이 났으나 주무부처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사업비를 하향 조정하는 방식 등으로 관련 사업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는 서산 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가 예타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장 충남도는 이번 서산 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를 총사업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재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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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 예타 심의·의결
서산비행장 탈락 지역주민 불만
꼼수 추진에 재정지출 등 예상
김포골드라인 전철 밟을 우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홍성=김창희 기자

충남 서산시의 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 등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이 났으나 주무부처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사업비를 하향 조정하는 방식 등으로 관련 사업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정부는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등 재정건전성을 국정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내년 총선이 임박할수록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상대 2차관 주재로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 등이 담긴 예타 대상·면제사업 선정 안건 등을 심의 및 의결했다. 이날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는 서산 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가 예타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전국에서 ‘도(道) 지역’으로는 유일하게 충남만 공항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청이 518억 원 규모로 진행하는 부산 사하경찰서 신축 사업 1개만 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지역 반발이 거세다. 서산 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의 경우 여객터미널 건설 등 총사업비 규모가 500억 원대로, 사하경찰서 신축 사업과 비슷하기에 지역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20조 원이 넘는 사업비에도 예타를 면제받아 추진하고 있다”며 “20조 원짜리 가덕도 공항은 예타 면제를 적용하고 기존 군 기지 시설을 활용해 예산이 509억 원에 불과한 서산공항에는 예타의 잣대를 들이대니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들의 포퓰리즘 사업도 봇물을 이루고 있어, 향후 예타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자체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이나 예타 결과와 상관없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당장 충남도는 이번 서산 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를 총사업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재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막대한 재정지출과 더불어 지역주민 등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산 군 비행장 민항시설 사업과 함께 이날 예타 통과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18년간 예타 조사만 3번 실시하는 과정에서 삭발투쟁 등 지역 갈등이 불거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김포골드라인은 예타를 피하기 위해 경전철을 잘못 만들어 손해를 본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국가재정법 등 예타 완화 조치에는 정치권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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