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켈리, 한 달만에 100만상자 판매 눈 앞… 반드시 맥주 1위 탈환”

이민아 기자 2023. 5.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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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취임 후 12년만에 언론 인터뷰
35년 ‘하이트진로 맨’... 켈리로 시장 점유율 확보 자신감
“더욱 공격적으로 영업·마케팅하겠다... 영업이익 적자도 두렵지 않아”
소주 원료 주정 가격 인상에도... “소주 가격, 당분간 올리지 않을 계획”
신제품 ‘켈리’는 출시 한달만에 100만상자(330ml 30개)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에) 잃었던 ‘맥주 시장 1위’ 재탈환은 올해 안에 승부가 나야 한다. 회사에서 35년을 일했는데, 다른 제품군은 다 1등인데 맥주만 그렇지 못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지난 2011년 사장 취임 후 12년만에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선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맥주 켈리를 보면서 이 같은 출사표를 밝혔다. 지난 4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켈리는 전분을 섞지 않고 100%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로 만들어 보리 맛이 강한 ‘올 몰트’ 스타일 맥주다.

김 대표는 그간 언론 앞에 서지 않았다. 그는 12년만에 인터뷰에 응한 이유로 “켈리를 통해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무조건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켈리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걸었다”면서, 켈리 캔·병 색과 같은 주황 빛깔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김 사장은 이 넥타이를 켈리 출시 후 한 달 내내 하고 다녔다고 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하이트진로 제공

그가 이끄는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과 ‘진로’ 투트랙 전략으로 1위를 공고히 한 것처럼, 맥주 시장에서 테라와 켈리 두가지 제품을 흥행시켜 1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켈리는 지난 2019년 ‘테슬라(테라와 참이슬을 섞어 마시는 방법)’ 조합으로 출시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테라보다 초기 판매 증가 속도가 빠르다.

앞서 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맥주 전쟁이 3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새롭게 출시할 켈리와 테라의 연합 작전으로 우리는 이 지난한 30년 전쟁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 2023년 맥주 시장을 강타할 라거의 반전, 켈리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40%를 찍었다가, 현재 30%대로 내려앉았다. 맥주 판매량 중 테라가 65%에 달한다.

켈리가 출시된 지난달 하이트진로 맥주 판매량은 444만상자로, 1년 전 같은 기간 판매량인 348만상자보다 100만 상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달 444만상자 중 테라가 246만상자 ▲캘리 74만7000상자 ▲필라이트 80만상자 ▲기타(하이트 맥스) 44만상자씩 팔렸다.

김 사장은 “1년 전 4월, 테라 214만상자, 필라이트 86만상자, 기타 46만상자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카니발라이제이션(신규 제품의 기존 제품 시장 잠식) 없이 켈리의 판매량은 증가했다”며 “라거 시장을 가져오기 위해 성공할 때까지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그래픽=손민균

-켈리 초기 판매 현황, 기대한 만큼인가.

“이 정도면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본다. 지난달 4일 출고 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소비자 반응이나 소셜네트워크(SNS) 리뷰, 판매량 등은 완벽하다. 맥주 성수기가 5월부터 9월까지인데, 집중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한다면 판매량이 많이 늘 것으로 생각한다.

가정용, 유흥용의 비중으로 분석해보면, 판매량의 65%가 가정용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대도시에서 판매 성장이 두드러진다.”

-증권가에서는 켈리 마케팅을 너무 공격적으로 해서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는 맞췄다. 영업이익 적자는 두렵거나 무섭지 않고, 공격적인 영업·마케팅 비용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더욱 공격적이고, 적극적이어야 맥주 시장에서 잃었던 1위를 재탈환할 수 있다고 본다. 영업이익이 적자가 나는 회사는 망하지 않지만,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없는 회사는 망할 수도 있다.”

-캘리 출시 이후 맥주시장 1위 탈환 목표 시점은 언제쯤인가.

“올해 안에 승부를 봐야 하지 않을까. 올해 켈리를 1200만~1500만상자만 팔아도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1위 재탈환에 걸릴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 사실 시장과 영업은 제가 아는 것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속단할 순 없지만.

테라의 경우 지난 2019년 3월 출시했는데, 그 해에 1590만상자를 팔았고 2000년에 3200만상자를 팔았다. 이후 평균 연간 3200만상자를 지난해까지 팔았다. 지난 2018년 하이트진로의 맥주 판매량은 4600만상자, 시장 점유율은 28.6%였는데, 테라를 출시하고 2020년에 5500만상자를 팔고 시장 점유율이 약 40%로 늘었다.”

-1위 업체인 오비맥주와의 점유율 차이가 좀 나지 않나.

“테라, 켈리, 필라이트 3각 편대로 충분히 맥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걸로 본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하이트진로 제공

-켈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일반적인 맥주 병처럼 갈색이 아닌, 주황색이 가미된 독특한 모양의 곡선형 패키지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또 병 모양과 향에서 오는 부드러움, 쳥량감, 시원함이 여성 소비자들에게 더 다가가는 것으로 보인다. 목표 소비자층을 그렇게 잡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제품을 내고보니 여성들이 마시기 좋은 맥주가 된 것 같다.

패키지는 술의 경쟁력이라고 본다. 참이슬과 진로의 예를 들 수 있겠다. 참이슬과 진로는 초록색과 스카이블루 색으로 패키지가 다르지만 희석식 소주라는 점은 같다. 그럼에도 부드러운 병 모양과 레트로 컨셉 덕에 진로가 출시된 해에 1100병이 판매됐다. 참이슬 판매량에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없었다. 그 때도 병이 예쁘다보니 여성들이 더 많이 음용해줬다. 젊은 세대, 여성들이 선도하면, 모든 층이 따라간다.”

-여성이 원래 목표 소비층이 아니었다면, 어느 계층이었나.

“MZ세대를 목표로 했다. 그분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주도하기 때문이다.”

-소주 이야기를 해보자. 롯데칠성의 새로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상대적으로 진로가 위축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소주 시장은 1억1600만상자 규모인데, 이 중 7780만상자가 하이트진로 제품의 판매량이다. 그러나, 지난해 연간과 올해 1분기에도 판매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사실 주류 산업의 경쟁자는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 다른 회사가 아니라, 술 마실 시간에 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 영화 회사다. 오비맥주나 롯데칠성음료는 협력자이자, 주류 산업을 같이 이끌어갈 동반자다.”

-소주의 주 원료가 되는 주정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분간은 올리지 않을 예정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사실 주류업계 뿐 아니라, 모든 산업군에서 원부자재·유틸리티 비용, 금리 인상 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은 합리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내년이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인데, 어떤 변화를 준비하나.

“식음료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 100주년을 맞이하는 기업이며, 상장 기업 중에서는 8번째다. 조직 역량, 문화, 시스템 등을 전반적으로 가다듬는 100주년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미래에 다가올 충격을 대비하고 국민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짜고 있다.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목표로 한다.”

-해외사업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해외 매출은 2030억원이었는데, 이 중 소주가 1530억원 어치 팔렸다. 소주는 8.5%, 맥주는 1.5% 매출이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두자릿수로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미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성장률이 가파르고 중국에서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향후 해외 사업의 목표는.

“소주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것. 예전에는 해외 교민들이 주 고객이었는데, 3년 전부터는 현지인들을 목표로 마케팅, TV 광고,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있다. K-문화와 함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서 물량을 늘려갈 생각이다.”

-’소맥’ 비율은 어떻게 해야 가장 이상적인지.

“‘소맥 타워(소주와 맥주를 섞어 바로 따라 마실 수 있는 용기)’에 맥주 3병(1500cc), 소주 1병(360cc)을 넣었을 때의 비율. 맥주와 소주의 5대 1 비율이 가장 맛있는 비율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손맛도 중요하겠지요. 가장 맛있는 소맥은 ‘어라 이거 폭탄주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1962년 출생 ▲연세대 수학과 ▲연세대 경영학과 석사 ▲2011년 하이트진로 영업총괄 대표이사 사장 ▲2012년 하이트진로 관리총괄 사장 ▲2013년 하이트진로 영업·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 ▲2017년 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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