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생산, 코로나 이후 가장 적었다"…얼어붙은 컴퓨터 시장, 삼성·LG 생존전략은
1년 동안 28% 하락
삼성전자·LG전자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얼어붙었다. 세계 PC 시장 1위인 레노버는 물론이고 정보기술(IT) 공룡 애플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강적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PC 출하량 5,670만 대…28% 감소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5,670만 대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약 28%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시작했던 2020년 1분기를 빼면 최근 10년 중 가장 적은 분기 성적표다.
출하량은 기업들이 고객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해낸 지표인 만큼 컴퓨터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진 것으로 해석됐다. 이는 경기 회복 속도가 늦어 PC 소비 자체가 줄었고 쌓여있는 재고를 털어내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어서다.
주요 기업별 PC 출하량은 레노버(1,280만 대) HP(1,200만 대) DELL(940만 대) 애플(440만 대) 에이수스(390만 대)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모두 23~38%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들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업체는 애플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한 뒤 새것으로 교체하는 주기가 길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프리미엄·갤럭시 생태계 승부수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생존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두 회사는 우선 가장 튼튼한 버팀목인 한국 시장 점유율 방어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26.7%, LG전자 13.7%였다.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은 40.4% 수준이다.
PC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노트북 시장에서 한때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외국 제품들의 끊임없는 공세에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한국에선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우위를 차지하지만 해외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두 회사를 주요 기업이 아닌 '기타'로 분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1일 갤럭시 북3(노트북) 삼성 올인원(일체형 PC) 삼성 데스크탑 등 PC 신제품 세 가지를 내놨다. '갤럭시 북3'는 15.4mm 얇은 두께와 1.57kg 무게로 휴대성을 높였다. '삼성 올인원'은 2년 만에 나온 신제품이다. 좌우 너비와 두께를 줄여 사용자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삼성 데스크탑'은 엔비디아 외장형 그래픽 카드를 넣어 높은 성능이 요구되는 그래픽 작업과 게임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PC 제품을 연계하는 '갤럭시 생태계'는 가장 큰 무기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9%, 스마트워치 시장 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일부라도 회사 PC제품으로 눈을 돌려준다면 제품 알리기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 모바일 제품과의 연결성을 강화했다"면서 "갤럭시 기기 간 파일 공유가 가능한 '퀵쉐어' 기능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가장 얇은 노트북' 내세워
LG전자는 노트북 '그램 시리즈'가 대표 제품이다. 올해 새롭게 나온 신제품은 '가장 얇은 노트북' 콘셉트로, 두께 10.9mm, 무게 990g이다. 최신 인텔 13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해 고화질 영상과 이미지 편집이 가능하다. 기존 그램 제품 대비 소비 전력을 20% 줄인 최신 저전력 메모리도 들어갔다.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걸그룹 뉴진스와 협업해 '그램 스타일'에서 뉴진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았고, 무신사와 함께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무신사는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온라인 스토어다. 업계 관계자는 "PC 시장이 계속 주춤하지만 2분기 이후 회복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면서 "디자인과 성능 향상에 집중하면서 제품별 핵심 소비자를 잡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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