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가입자에 최적화”… 생애주기 맞춤형 ‘TDF’ 인기

출시 7년만에 자산규모 10.1조
퇴직연금상품 중 20.4% 달해

생애주기에 맞춰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해 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연금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TDF는 투자 역량이 부족한 연금 가입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에 출시된 지 7년 만에 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돌파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TDF로 운용되는 연금자산 규모는 10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TDF는 투자자가 정한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해 준다. 가입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이고, 은퇴 연령에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을 확대하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방식을 적용한다.

퇴직연금 내 TDF 적립금은 2018~2021년 매년 2배 이상 증가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해마다 출시 회사가 늘면서 현재 TDF를 운용하는 금융회사는 19개, 출시된 상품 종류는 총 146가지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퇴직연금 상품 시장에서 TDF의 비중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실적배당상품 총 적립금 37조8000억 원 가운데 TDF 적립금 비중은 7조7000억 원으로 20.4%를 차지했다.

TDF는 장기 누적 수익률로 보면 원리금보장상품보다 나은 실적을 보였다. 퇴직연금을 기준으로 2018~2023년 1분기의 누적 수익률은 TDF가 15.7%, 원리금보장상품이 9.1%였다. 원리금보장상품은 수익률이 같은 기간 누적 물가상승률(11.6%)에도 못 미쳤지만, TDF에 투자했다면 이를 상회하는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시 상승기에는 글로벌 주요 지수와 동조화돼 수익을 시현했고, 증시 하락기에는 손실을 일부 방어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투협은 연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7월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TDF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석진 금투협 산업시장본부장은 “TDF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국민들의 연금자산 증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