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퓰리처상 ‘대상’에 우크라 간 AP기자들... “러 가짜뉴스에 맞섰다”
NYT는 국제보도상 받아
WSJ는 탐사보도상 수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현장을 취재, 러시아발 ‘가짜뉴스’에 맞선 세계 최대 통신사 AP의 기자 등이 최고 권위 보도상인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올해 107회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상 격인 공공보도 부문은 AP의 영상기자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사진기자 예우게니 말로레트카, 영상 프로듀서 바실리사 스테파넨코, 취재기자 로리 히넌트가 수상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전 개전 초기인 지난해 3~4월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도시 마리우폴 등을 세계 언론 중 유일하게 현장 취재해 민간인 학살을 비롯한 참상을 세계에 전했다. 피투성이가 된 부상병과 임신부, 응급 치료를 받으며 속절 없이 죽어가는 아기, 키이우 외곽의 공동묘지에서 아들의 관을 부여잡고 우는 할머니의 모습 등을 타전했다. 폭격을 받는 민간인 아파트와 러시아군에 참혹하게 살해당한 채 거리에 나뒹구는 시신들도 보도했다.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 말로레트카와 AP의 다른 사진기자 6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민간인 피해를 가감없이 전한 별도의 사진 15편으로 특종 사진상도 받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그들은 러시아의 가짜뉴스를 반박하고 인도주의적 지원 경로를 개척함으로써 공익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 AP 사진·영상들이 타전되면서 국제 여론이 러시아의 거짓 선동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린 참상을 두고 “피가 아닌 포도 주스를 뿌려 피해자인 척 자작극을 벌이는 것” “오히려 우리가 침공을 당했다”며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국제보도 부문상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심층 분석과 사진 보도를 한 뉴욕타임스 기자들에게 돌아갔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언론인 전체에 대해 특별상을 수여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대중을 오도하기 위해 벌이는 가짜뉴스 선전전에 용감하게 맞섰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모스크바 특파원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간첩 혐의로 구금하는 등 언론 탄압과 여론 조작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탐사보도 부문엔 미 50여 연방기관 공무원 2600명의 부적절한 투자 등 이해충돌 의혹을 기획 취재한 WSJ, 국내보도 부문엔 지난해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뒤 후폭풍을 심층보도한 워싱턴포스트가 각각 선정됐다. LA타임스는 시 공무원들의 인종차별 발언 등 녹취를 입수해 특종보도상을 받았고, 앨라배마주에서 기자 110명을 둔 소규모 온라인 매체 에이엘닷컴(AL.com)은 경찰 무단 검문 실태에 대한 보도와 논평 등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퓰리처상은 저명 언론인 조셉 퓰리처의 유산을 기금으로 1917년 뉴욕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 내에 설립됐다. 보도 15개 부문과 문학·드라마·음악 분야 7개 부문에서 그해 가장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선정해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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