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충격 벗어나나…떨어진 대출금리에 전세거래 ‘반등’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5. 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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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서울 전세비율 61% 넘어
보증금 미반환 사고 증가세 여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월세 매물 홍보물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전세사기·역전세 우려가 확산되며 급감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비율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전셋값이 하락한 데다 전세자금 대출 이자 부담이 낮아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5월 6일 기준)은 총 2만2640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세거래 비율은 61.5%(1만3934건)를 차지했는데 이는 2021년 11월(61.6%)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7일 기준 신고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율은 62.3%(1만5567건 중 9703건)로 3월보다 더 높다. 거래 신고기한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라는 점을 고려하면 4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임대시장은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가 연 6%대까지 치솟으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했다. 2021년 30∼40%대를 오르내리던 서울 아파트 월세 비율은 지난해 12월 52.7%까지 오른 반면, 전세거래 비율은 절반 이하(47.3%)로 주저앉기도 했다.

여기에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고, 작년 11월에는 ‘빌라왕’ 전세사기까지 터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린 계약은 더욱 늘어났다.

그러나 1월에 다시 55.2%, 2월에 56.6%로 늘기 시작한 전세 비율은 3월 들어 60%를 넘겼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율인 전월세전환율은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서울 아파트 기준 지난 2월 현재 연 4.6%(한국부동산원 통계)까지 올랐는데, 3월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연 4∼5%, 최저 3%대까지 떨어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재계약 또는 신규 계약 시 전세 보증금 부담이 감소한 것도 전세 계약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신고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62.3%로 3월보다 높다.

다만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아직 확정일자 미신고분이 많이 남아 있고, 일반적으로 월세보다 전세의 확정일자 신고가 빠른 경향도 있어 정확한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최근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는 빌라(다세대·연립)의 전세 비율도 올해 들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빌라의 전세 비율은 지난해 10월 61.9%에서 11월 빌라왕 전세사기 여파로 58.0%로 하락한 뒤 12월에는 49.7%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올해 1월 50.3%, 2월 52.9%로 오르더니 3월에는 56.8%로 상승했다.

아직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날 현재까지 신고된 4월 전세 거래 전세 비중은 60.2%에 이른다.

빌라는 최근 깡통 전세, 전세사기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줄었었다. 실제 2021년 초 약 70%에서 지난해 12월 49.7%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서울 빌라 전세 비중은 올해 1월 50.3%, 2월 52.9%, 3월 56.8%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처럼 전세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역전세난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 중 2년 전보다 전세 최고가격이 낮아진 하락 거래는 전체의 62%(1만928건)로 조사됐다. 10건 중 6건은 새로 계약을 할 때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오히려 돈을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인 셈이다.

이같은 역전세 현상이 곳곳에서 속출하면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보증 사고는 1385건(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으로 집계됐다.

전세 보증 사고금액은 3199억원으로 전월(2542억원)보다 657억원(25.8%) 늘었다. 지난 3월 발생한 사고금액은 2019년 한 해에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금액(3442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세 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 회수만 보장된다면 소모성 비용인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지만, 특히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 역전세난에 취약한 빌라의 경우 보증금을 낮추고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것이 보증금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이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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