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 따져봐야 할 전기요금 인상에 숨은 이슈
㎾h당 10원 안팎 인상 유력
고압용 평균 요금은 5만원대
저압용 평균 요금은 6만원대
저소득층 저압용 사용량 많아
저소득층 부담 줄일 대안 필요
한전의 부실한 자구책 따져야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은 얼마나 오를까. 현재 정부와 여당(국민의힘)은 전기ㆍ가스요금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전이나 가스공사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조만간 (요금) 조정을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이 전기‧가스요금의 인상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다. 일례로, 한전은 지난해 32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5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정부와 여당은 올해 2분기 전기ㆍ가스요금 인상안을 3월 말에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물가상승 등 민생과 여론을 감안해 그 시점을 지금까지 미뤘다. 중요한 건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느냐다.
■ 얼마나 오를까 = 현재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중 더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건 전기요금이다. 가스 사용량이 많은 겨울은 이미 지났고, 전기 사용량이 많아지는 여름을 앞두고 있어서다. 업계는 전기요금 인상폭이 ㎾h당 10원 내외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별 전기요금은 어떻게 달라질까. 4인 가구 평균 전기사용량(고압용 전기)은 307㎾h(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0년 에너지총조사 기준)이고, 현재(올해 1월 주택용 고압전기 기준) 평균 전기요금은 4만8570원이다. 단순계산하면 ㎾h당 158.2원이다.
여기서 ㎾h당 10원이 오르면 5만1640원이 된다. 물론 인상액에 붙는 부가세와 기반기금까지 포함하면 실제 요금은 이보다 조금 더 오른다. 핵심은 평균 전기요금의 앞자릿수가 달라진다는 거다.
이 시나리오는 고압용 전기일 때의 기준이다. 저압용 전기일 때 4인 가구 월평균 전기요금은 현재 5만7300원(307㎾h 기준)이다. 공교롭게도 ㎾h당 전기요금이 186.6원으로, 저압용이 더 비싸다. ㎾h당 인상폭을 고압용과 똑같이 적용해 보면, 10원 인상 시 월평균 전기요금은 6만370원이 된다.
고압용 전기는 주로 대단지 아파트에 적용되고, 대부분의 주택은 저압용이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전기요금 인상안과 함께 관련 대책도 함께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전의 자구책 =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국민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한전 역시 합당한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 지난 2월 한전은 발전 6개사를 포함한 10개 그룹사와 함께 2026년까지 20조원(한전 14조7000억원, 그룹사 5조7000억원) 규모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민간기업 못지않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자 한전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와 여의도 남서울지역본부 등 부동산 분할 매각과 정원 조정, 올해 적용되는 인건비 인상분 반납 등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한전 내부의 부실ㆍ방만 경영을 막을 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조원의 적자 속에서도 툭하면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재원 낭비 사건이 터지기 일쑤여서다. 임직원들의 불법 태양광 사업 참여는 대표적인 예다. 말하자면 한전이 완전히 거듭나야 한다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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