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통째 빌려 석달간 땅굴 팠다, 송유관 30㎝ 앞두고 잡힌 ‘기름도둑’
통째로 빌린 모텔의 지하실 벽을 뚫고 송유관 근처까지 땅굴을 파 송유관 기름을 훔치려한 일당 8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총책 A(58)씨, 자금책 B(55)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8명은 지난 1월부터 3월 초까지 충북 청주에 있는 한 모텔을 통째로 빌렸다. 이들은 모텔 인근을 지나는 송유관에서 석유를 훔치기로 공모하고, 삽과 곡괭이, 호미 등을 이용해 지하실 콘크리트 벽면을 뚫고 길이 약 9m의 땅굴을 파다가 경찰에 적발돼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모텔 사업을 하겠다’는 말로 모텔 주인을 속이고 월세 450만원에 계약을 맺고 이곳에서 숙식하며 땅굴을 팠지만, 석유를 훔치기 직전 경찰에 체포돼 미수에 그쳤다. 이들이 판 땅굴은 가로 81㎝, 세로 78㎝ 크기였다. 이들은 송유관과 거의 근접한 30㎝ 앞 지점까지 땅굴을 팠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노린 송유관은 모텔과 모텔 앞 국도 사이 국도변에 묻혀있었다. 이 국도는 하루에 차량 6만5000대 정도가 통행하는 곳이었다.
이들 일당은 총책인 A씨와 자금책 2명, 기술자 B씨(60대), 작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기술자 B씨가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범행 모의를 시작했고, 10월부터 실행에 나섰고 한다. 기술자 B씨는 대한송유관공사 전직 직원으로 과거에 송유관 절도범죄에 가담한 전력 때문에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스 매설 표시를 확인하고 탐측기를 구입해 송유관 매립 지점을 확인했다. 땅굴 설계도까지 만들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이들이 파놓은 땅굴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의 협조를 받아 매립해 원상복구된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A씨 등 일당은 앞서 지난해 10월 충북 옥천의 한 주유소를 임대해 근처에 매립된 송유관에서 유류 절취를 시도했으나 땅굴을 파던 도중 물이 너무 많이 나와 중간에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같은 범행은 도중에 폭발이나 도로 붕괴 등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며 “사회경제적 가치가 높은 특별 재산인 송유관 기름 절도는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유사 범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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