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문제 있어도 입주 시키면 그만?

김영주 기자 2023. 5. 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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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입주가 시작된 경기 김포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 가구를 고의로 누군가 훼손한 하자 사고와 관련된 시공사의 관리 태도가 재차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파트 840가구 중 200여 가구가 피해를 봤지만 별 후속조치도 없이 버젓이 입주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제보한 동영상과 사진 자료를 보면 콘크리트 바닥과 마루 사이가 들떠 걸을 때마다 '찌그럭' 소리가 시끄럽게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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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입주가 시작된 경기 김포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 가구를 고의로 누군가 훼손한 하자 사고와 관련된 시공사의 관리 태도가 재차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파트 840가구 중 200여 가구가 피해를 봤지만 별 후속조치도 없이 버젓이 입주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문화일보 5월 3일 자 10면 보도)

시공사인 대방산업개발은 입주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입주민들이 보일 반응을 충분히 예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대방산업개발은 지난 3월 아파트 공사 현장에 누군가가 침입해 재물을 손괴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을 찾은 경찰도 심각한 현장 상황에 당황했다고 한다. 대방산업개발은 누군가 고의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자사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현장 CCTV가 없어 고의적인 재물 손괴인지, 부실 공사판의 현장인지 분간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핵심은 따로 있다. 새집이 새집이 아니게 된 상황을 뻔히 알면서 장기간 이를 쉬쉬해온 시공사의 행태에 입주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에 H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제보한 동영상과 사진 자료를 보면 콘크리트 바닥과 마루 사이가 들떠 걸을 때마다 ‘찌그럭’ 소리가 시끄럽게 났다. 타일을 붙이다가 만 거실 바닥, 내려앉은 다용도실 바닥 사이로 흉물스럽게 드러난 콘크리트도 눈에 들어왔다. 7일 현장에서 만난 이 아파트 입주민은 주방 벽이 기울어 아일랜드 식탁과 벽 사이에 큰 틈이 벌어져 있다고 했다. H 사는 “몇 개월 걸리는 대공사라 집을 비워야 할 텐데, 그래도 재시공을 원하는가”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같은 건설사의 행태에도 분양을 받아 이사까지 마친 입주민들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하자보수가 얼마나 잘, 신속하게 이뤄질지 역시 건설사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자칫 외부에 알려져 집값이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피해 입주민들도 상당하다. 대방산업개발은 “후속 조치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취재 질의에 “내용증명을 보내라”고 했다. 두 건설사가 일단 짓고, 입주시키면 된다는 후진적 경영방식에 매몰돼 있다는 생각을 내내 떨칠 수가 없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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