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대통령의 인사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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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딱 1년 됐다.
지지율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을 찍었던 이들이 기대했던, '문재인 정부가 망쳐 놓은 정책을 모조리 뒤집고 되돌려 놓아달라'는 기조는 보여줬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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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딱 1년 됐다. 지지율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을 찍었던 이들이 기대했던, ‘문재인 정부가 망쳐 놓은 정책을 모조리 뒤집고 되돌려 놓아달라’는 기조는 보여줬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과학이 아닌 이념을 앞세운 탈원전 정책은 폐기하고 원전 생태계를 다시 복구했다. 법·질서 회복도 민노총이나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대응을 보면 마냥 친정인 검찰에 힘 실어주기로만 폄훼할 일은 아니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삼각 협력을 본격화하는 등 ‘자유’와 ‘연대’에 기반한 외치(外治) 역시 보수 정권에 기대했던 바다. 여권에서는 조심스럽게 보다 긍정적 평가와 기대도 내놓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4월 국빈 방미, 연이은 한일정상회담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유’와 ‘자신감’이 느껴진다”고 했고,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뛰어난 학습 능력을 바탕으로 대통령직(職)에 적응한 게 보인다”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물론 합격점을 줄 1년은 아니다. 좀처럼 40%를 넘지 못한 지지율은 지난 1년에 대한 평가인 동시에 앞으로 국정 운영의 부담이자, 장애물이 될 터이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올수록 부담스럽다. 사실상 대선 2라운드인 내년 총선까지 어떻게든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아야 한다.
여권에서 주로 나오는 국정 난맥상에 대한 설명 혹은 변명은 이런 식이다. “국정 운영의 방향은 옳았지만 디테일이 부족했다” “항상 정책이나 중대한 결정이 나온 전후 대국민 소통이 약하다”. 알맹이는 실한데 포장이 엉망이라는 얘기다. 대통령에 대해서도 “실제 만나 보면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 없는데, 국민에게 비치는 모습은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대통령의 ‘보여지는 모습’을 바꿀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찾아보긴 어렵다. 야당의 대선 불복 행태, 거대 야당의 횡포에 대해서도 “끌려다닐 수는 없다”고만 할 뿐, 흉금을 터놓고 제대로 토론이나 협상을 했다는 얘기도 못 들었다. 차마 대통령실을 치받지 못하는 여당은 정부 비판, 장관 욕을 하고 대통령실은 여당을 꾸짖는다. 결국, 하나하나 따져 보면 죄다 문제다. 그렇다고 정부 여당의 모든 영역을 단번에 바꾸고 고칠 수 없는 노릇이니 윤석열 정부 만 1년을 맞아 쓸 수 있는 ‘카드’부터 꺼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한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다. ‘한 번 믿으면 오래 두고 쓰는’ 윤 대통령의 스타일을 흔들 수도 없다. 단, 인사만큼 확실한 대국민 메시지도 없다. ‘어느 자리의 누구를 자르느냐’는 국정 운영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판단을 보여준다. ‘누구 대신 누구를 쓰느냐’는 국정 운영의 변화를 상징한다. 인사의 범위는 국정 운영 변화의 폭을, 인사 시기는 결단의 깊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경질도, 임명도 메시지다. 1년 동안 뭘 했는지 모르는 장관을 그대로 두고,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 많은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계속 곁을 줘서야 되겠는가. 언제나 ‘최고의 인재’는 내 곁이 아니라 멀리 있다. 일단 자르고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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