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 신작 출시 전, 명작 '야숨'을 되돌아본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이하 야생의 숨결)'라 하면 많은 분들이 인생 게임으로 꼽는 명작입니다. 2017년 발매 이후 총 70개의 만점 리뷰를 받아 역대 메타크리틱 최다 만점 기록을 세웠으며, 2017년 최다 GOTY를 수상한 바 있죠.
"이 게임이 그렇게 갓겜이라는데"라는 설렘으로 팩을 꽂고 게임을 구동한 당신, 왠지 어설퍼 보이는 그래픽과 이제는 흔하게 보이는 연출에 실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출시한 지 어언 6년이 넘어가는 게임이니만큼 어느 정도 감안해야겠지만요.
대체 사람들은 왜 야생의 숨결에 그렇게 열광하는 걸까요? GOTY 수상작들이 매년 출시되고 있는데, 그 수많은 명작 가운데 야생의 숨결이 왜 그들의 인생 게임이 된 걸까요? 일견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차기작 트레일러에 어떤 연유로 가슴 뛰며 설레하는 걸까요?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발매일이 어느덧 성큼 다가왔습니다. 덩달아 전작 야생의 숨결에 대한 관심도도 한층 상승했는데요. 과연 야생의 숨결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 닌텐도 스위치 인기의 일등공신
사실 야생의 숨결 발매 직후 닌텐도 스위치는 소위 말해 '젤다 플레이용 기기'에 가까웠습니다. 이렇다 할 기대 타이틀 없이, 오로지 젤다만을 위해 스위치를 구매했다는 후기가 정말 많았죠.
젤다 머신에 불과했던 스위치의 역습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 붐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다들 모동숲 발매 초창기 품절 대란을 기억하시겠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비대면 소비 등 소위 '집콕족'의 증가도 모동숲의 선풍적 인기와 스위치 판매량 급등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 내용물이야 어찌 됐든 본가 시리즈 최초의 오픈 월드로 이목을 한껏 집중시켰던 포켓몬스터 스칼렛 바이올렛은 또 어떻고요. 이렇듯 신규 타이틀의 지속적 발매는 가장 저렴하고 대중적인 콘솔 기기로서의 스위치 위상을 탄탄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왕지사 스위치 구매했으니 인생 갓겜이라는 야생의 숨결 한 번쯤은 해 봐야죠. 지금까지 발매되어 온 명작 게임은 무수히 많지만, 야생의 숨결에 꾸준히 유입되는 싱싱한 뉴비의 존재는 플랫폼 덕도 없지 않아 있을 겁니다.
■ 잔인하거나 선정적이지 않아도 눈이 즐거운 '액션'
잔인한 게임 많습니다. 선정적인 게임도 흔합니다. 지나치게 유혈이 난무하고 헐벗었다며 게임 수위에 충격을 받던 것도 이제는 옛날 일입니다. 자극에 점차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것처럼,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더욱 현실감 넘치는 사체를 봐도 별 감흥이 없습니다.
야생의 숨결은 그런 점에서 요즘 게임과는 결이 다릅니다. 출시한 지 꽤 오래된 게임임을 감안하더라도 투박한 감이 있는 카툰 렌더링, 유혈은 커녕 잡기 미안해질 정도로 동글동글 귀엽게 생긴 몬스터 등을 보면 여러 의미로 '닌텐도'스럽다는 인상을 받죠.
귀엽고 깜찍한 외견과 달리 꽤 고난도의 컨트롤과 액션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가드 저스트, 통칭 패링으로 공격을 반사하거나 점활을 사용해 프리 딜 타임을 가지는 것은 기본이죠. 윈드 봄이나 선더 클랩 러시 등 유저들이 찾아낸 다양한 글리치를 활용해 스타일리시한 전투가 가능합니다.
시커 스톤의 특수 액션을 활용하면 전투가 더욱 다채로워집니다. 리모컨 폭탄을 비롯, 마그넷 캐치와 타임 록 등 특수 액션은 퍼즐 뿐만 아니라 전투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내죠. 시작의 대지를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뉴비 시절, 무기가 다 부서진 나머지 맨손으로 보코블린 무리에게 쫓기다 리모컨 폭탄을 활용해 핀치에서 벗어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리얼 오픈 월드 속 무한한 '자유'
오픈 월드 게임은 야생의 숨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들 말하죠. 흔히 오픈 월드 게임에 요구하는 광활한 맵, 다양한 오브젝트, 촘촘하게 엮인 서브 퀘스트, 높은 자유도 등 까다로운 조건들을 대다수 충족시킨 매우 드문 게임 중 하나니까요.
평야에서 사막과 설원, 화산지대에 이르기까지 하이랄 대륙의 풍요로운 자연 환경을 고스란히 구현해놓은 오픈 월드에서는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무성한 풀밭에 불을 질러 상승 기류를 타고 활강하는가 하면, 통나무를 베어 절벽을 건널 수도 있죠.
특히 고온 지대에 가면 나무 소재 장비가 불타 오르거나, 설원에서 화염 속성 무기로 추위를 견디는 등 섬세하게 적용된 자연 법칙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금속 재질 물체에 번개가 떨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이렇듯 높은 자유도는 게임 스토리 진행에도 적용되는데요. 야생의 숨결에는 '재앙 가논을 토벌한다' 외에는 메인 퀘스트랄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4개의 신수를 해방하는 퀘스트가 있긴 하나, 해방하지 않고도 하이랄 성으로 전속 전진하면 왕국의 숙적 재앙 가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커스 가논을 4마리 쓰러뜨려야 하며, 장비를 포함해 링크의 상태가 매우 조악하다는 단점만 극복한다면 속전속결로 클리어 가능합니다. 과거 동료들과의 추억, 유대의 힘으로 재앙을 무찌른다는 꿈과 낭만은 증발했지만 이것도 자유의 일환 아니겠습니까.
강제로 해야 하는 건 없지만 즐길 거리는 널렸습니다. 풍성한 서브 퀘스트, 사당과 같은 탐험 콘텐츠, 무기나 재료 등 파밍 요소까지 하이랄 대륙은 콘텐츠로 가득하니까요. 길 따라 멋 따라, 발길 닿는 대로 여행하는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 12일 나올 '왕눈이'를 손꼽아 기다린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통칭 왕눈이의 출시일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기존 야생의 숨결을 재미있게 플레이하셨던 분들은 물론, 처음 접하는 분들도 설레는 마음으로 출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워낙 야생의 숨결이 명작이기에 기존 시리즈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프리뷰 평가에 의하면 확실히 전작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듯 보입니다. 물론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의 경우를 보듯 프리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안심할 수는 없지만요.
과연 기억을 잃었던 전작과 달리 새로운 링크의 여정은 어떻게 시작될까요? 하이랄 대륙의 아름다운 모습은 여전할까요? 숙적 가논의 완전 부활과 새로운 동료들과의 가슴 떨리는 모험, 12일에 직접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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