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원계홍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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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기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겸허하고 탈속(脫俗)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최대 위험은 성공이라는 것이다.' 세속을 등지고 평생 작업에만 매달린 원계홍(1923∼1980) 화백의 작가 노트 글이다.
첫 개인전을 가진 것이 55세이던 1978년이었다.
그것이 그의 생전 마지막 개인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고(故) 이경성은 저술 '원계홍, 그 우수(憂愁)의 미학'에서 '그에게 그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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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기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겸허하고 탈속(脫俗)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최대 위험은 성공이라는 것이다.’ 세속을 등지고 평생 작업에만 매달린 원계홍(1923∼1980) 화백의 작가 노트 글이다. 이렇게도 썼다. ‘참다운 회화(繪畵)는 사랑일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은 인간의 유일한 자유이며, 구제(救濟)이지 않을 수 없다. 영원히 환희인 객관적 아름다움이어야 한다. 감상(感傷)은 예술이 아니다. 예술은 존재의 과정을 강조하는 것, 인간 숙명의 의미를 단호히 주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없다면, 있는 것은 다만 허무주의다. 다양한 형식의 자기기만(自己欺瞞)일 뿐이다. 모조품이다.’
그는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주오(中央)대 경제학과에서 유학했으나, 원래 하고 싶었던 미술을 사설 미술아카데미에서 배웠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서울로 돌아온 그는 홀로 아틀리에에 파묻혀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개척하기 위한 고독한 작업에 매진했다. 첫 개인전을 가진 것이 55세이던 1978년이었다. 두 번째 개인전도 같은 장소인 공간 화랑에서 그 이듬해에 열었다. 그것이 그의 생전 마지막 개인전이다. 198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지 20일 만에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고(故) 이경성은 저술 ‘원계홍, 그 우수(憂愁)의 미학’에서 ‘그에게 그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나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그가 늘 인간에 대해 절망하면서도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아름답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았었다. 정신이 병들지 않고, 기술이 숙련에 때 묻지 않고, 소박하며 원시적인 건강함에 빛나고 있었다’ 하고.
원 화백의 진가(眞價)를 일찍이 알아본 미술 애호가 김태섭과 윤영주는 작품을 수집·보존해왔다. 뿔뿔이 흩어져 잊힐 뻔한 그의 작품과 족적(足跡)을 재조명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그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 ‘그 너머(Beyond)’가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성곡미술관에서 지난 3월 16일 개막했다. 은지화(銀紙畵)를 포함한 회화와 드로잉 등 100여 점을 모은 자리로, 오는 21일 끝난다. 그를 두고 ‘야생적이고 도도한 예술가’ ‘순간이 아닌 영원과 대화하려던 화가’ 등으로 일컫는 이유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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