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대인플레 둔화 예상됐지만, 소비자 지출 전망은 더 최악

연준 정책 변화에 영향 줄까

미국의 단기 인플레이션이 약간 진정될 것임을 시사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다만, 1년 후 미국 소비자들도 지출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여 경기 침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 AFP연합뉴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8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4.4%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려갔다. 부문별로는 대학 교육비가 1년 뒤 7.8% 오를 것으로 예상돼 전월보다 상승폭을 1.1%포인트 줄였고, 식료품 가격 상승률 전망치는 5.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둔화했다. 

반면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5.1%로 전망돼 전월보다 0.5%포인트 급증했다. 여기에 미국의 집값이 1년 뒤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월 조사 때보다 0.7%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다만 3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과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2.9%, 2.6%로 전월보다 0.1%포인트씩 올라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한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덜 열 것이라는 관측이 훨씬 강해졌다. 이번 조사에서 1년 후 소비자 지출은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3월(5.7%)보다 0.5%포인트 둔화했다. 지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이 같은 조사 결과가 연준이 향후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에 나와 더 관심을 받는다. 연준은 물가상승률 2% 복귀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을 이어왔지만 최근 경기 급랭 우려가 커지면서 정책이 전환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단기 인플레이션이 줄어들고 소비자 지출은 더 둔화할 것이라는 이번 전망이 향후 연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될 수밖에 없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