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남편 알고보니…"발가락에 휴지 넣고 불질러" 학폭 피해자였다
학교 폭력 피해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남편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결혼 7년 차인 남만현 박성은 부부가 '퍼즐부부'로 출연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애정표현도 잘 하고 다정한 부부였지만 힘든 점이 있었다.
남편의 제안으로 검사를 받은 뒤 40년 만에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아내는 남편이 외도를 하지 않을 사람임을 알고 있지만 의심을 거두지 못해 남편을 힘들게 했다.
아내는 과거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삼촌과 지내면서 계획했던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고, 학대와 노동 착취에 시달린 경험이 있었다. 또 전남편의 폭행과 외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학교 폭력 피해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남편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괜찮다", "잘 수 있다"를 되뇌었지만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남편은 "너무 힘들게 학교 생활을 했다"며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힘들어한다"고 학교 폭력 피해에 대해 어렵게 입을 뗐다.
남편은 "오락실에 가면 게임이 있지 않냐. 제가 게임 상대였다. 애들이 때리면 저는 맞는 애였다"며 "친구 화장품을 실수로 깨뜨렸는데 물어달라더라. 그런데 화장품이 좀 비싸 감당하기 어려워서 친구 대신 빨래를 해주고 돈을 좀 깎아주는 식으로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화장품이 깨졌으니까 유리 같은 게 있지 않나. 그걸 제 얼굴에 발랐다. 잠을 잘 때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넣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그런 걸 많이 당하다 보니까 자다가 이불이 스쳐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고백해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또 "기절 놀이라는 게 있는데, 목 조르고 제 볼을 때리고 재밌다고 웃더라. 너무 힘들더라. 사람 사귀는 것도 힘들더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남편은 "도와달라고 요청은 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가해자는 반성문 몇 장 쓰는 걸로 끝나고 내일 되면 또 마주쳐야 했다. 그런 생활을 이 악물고 버텼다.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취업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에 이 악물고 버텼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학교 폭력도 폭력"이라고 강조한 뒤 "자아상이나 문제 해결 방식, 대인 관계를 배워가는 나이에 학폭을 겪으면 다 치명타를 입는다. 학창 시절 학폭을 경험하면 평생이 괴로울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용기 내 고백한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 건 남편 분 내면 안에 힘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 얘기를 한다고 가해자가 개과천선하거나 후회를 하겠나.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남편분이 스스로 '나는 그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얘기할 수 있는 거다. 잘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분이 귀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대우를 받은 것이 아니라 학교 폭력은 범죄이자 가해자들이 100%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희들이 어떻게 해도 나라는 인간은 아내에게는 추운데 나와서 발을 동동 구르고 기다릴 만큼 귀한 사람이라는 마음을 변하지 않고 갖고 있는 것이 결국 그들에게 이기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아내는 "전에 남편에게 '나는 중학교만 나왔고 너는 고등학교 나와서 좋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남편은 "그런 걱정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아내를 챙기며 꼭 안아줬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분이 아내를 만나서 마음에 큰 위로가 됐을 것 같다"며 "남편분은 사람이 징글징글할 것 같다. 그런데 아내는 빤히 보이고 예상이 된다. 있는 그대로 천진난만하게 감정을 다 표현하고 계산하지 않는다. 아내가 같이 삶을 살아가는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됐을 것"이라며 서로 의지해 살아갈 두 사람을 응원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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