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국회도 공전...전세사기 특별법·노란봉투법 표류

尹, 16일 간호법 거부권 가능성

지난 1일 문을 연 5월 임시국회가 의사일정조차 정하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간호사법·방송법·노란봉투법 등 쟁점법안을 사이에 둔 여야 신경전만 거세지는 모습이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처리를 약속한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논의마저 수일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는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간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 여부를 놓고 평행선을 달린 여야는 여지껏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국가가 피해 전세보증금을 일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여당은 다른 사기 피해와 형평성을 고려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여당은 우선매수청구권 및 공공매입임대 제도 활용, 장기 저리 대출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야당이 추가 대책을 요구하며 논의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10일 회의에서 합의안이 마련되면 11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연달아 열어 특별법을 ‘원포인트’로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여당이 국가 예산을 투입한 직접 구제에 선을 그은 상황에서, 정부가 야당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지 미지수다. 정부는 9일까지 국회에 추가 대책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회의에서 합의안이 마련되지 못하면 논의는 다음 회의 예정일인 16일에나 재개된다. 여야가 전세사기 특별법 합의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5월 국회 일정은 공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전세사기 특별법 없이 빈손으로 본회의를 열 순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중순까지 특별법 논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말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방송법·노란봉투법은 5월 국회의 ‘시한폭탄’이다.

우선 간호법과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간호협회(간협)은 집단행동 검토에 나섰는데, 간호법을 반대하는 13개 직역단체가 모인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일 부분파업을 예고하며 직역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간협이 중재안을 수용하도록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다루는 방송법 개정안도 지난달 말 단독으로 본회의에 부의한 바 있다. 5월 국회에서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민주당·정의당 주도로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되며 지난달 직회부 요건을 달성했다.

민주당 소속인 전해철 환노위원장은 당시 직회부 결정을 한 차례 미룬 만큼 이달 결단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직회부는 소관 상임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되며, 30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친 뒤 본회의 상정이 가능해진다.

여당은 민주당이 방송법·노란봉투법 본회의 처리를 강행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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