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했던 1년전 생각,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 이뤄진 분야없어” 자평
취임 후 1년간의 외교성과 언급
“한일, 가장 좋았던 시절 넘어 새로운 미래 개척”
전세사기에 “과거 정부 반시장적 정책이 토양”
“무너진 시스템 회복 시간 필요…巨野 입법 가로막혀 어려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약 12분간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일정상회담을 비롯한 외교 성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7일 치러진 한일정상회담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3월 16일 저의 일본 방문으로 재개된 한일 셔틀 외교가 12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양국 정상이 오가는 데에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혹독한 환경에서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하여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한데 대해서도 높게 평가하면서 “어두운 과거의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한일 양국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관련 국내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 파견에 합의하고, 다음주 일본 히로시마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시다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참배하기로 했다는 합의를 말하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한일 간에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한일관계가 과거 가장 좋았던 시절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1년 최대 성과로 사실상 외교안보 분야를 꼽으며 지난 1년간의 과정을 자세하게 말하기도 했다. 취임 11일만에 이뤄진 한미정상회담과 작년 6월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정상회의 참석과 이 때 이뤄진 방산수출 성과, 작년 9월 UN총회와 최근 미국 국빈방문까지 모두 외교 분야에서 낸 성과로 자평했다.
또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두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지난 1년간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무함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때 체결된 약 40조원의 MOU(양해각서) 체결과 이후 지난 3월 이뤄진 9조3000억원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 올초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통해 300억 달러 전략적 투자 유치를 가장 큰 성과로 소개했다.
이번 미국 국빈방문 때 도출한 ‘워싱턴 선언’으로 안보체계가 강화되었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의 안보도 탈바꿈했다”면서 “정상 차원의 합의문서인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통해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를 약속하였고, 대한민국은 미 핵자산 운용에 관한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통해 확장억제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1년간 외교 성과를 소개한 후에는 앞으로 해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전세 사기, 주식과 가상자산 금융투자 사기로 인한 피해가 서민과 청년세대에게 절망을 안겨준다면서도, 이 책임은 전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전세사기에 대해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되었다”고 밝혔다.
주식과 코인사기가 판치는 것에 대해서는 전 정부의 증권합수단 해체를, 마약범죄 기승에 대해선 전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의 마약조직과 유통 법 집행력 약화를 들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다”라고며 “그러나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대국민 호소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생중계로 공개됐다. 취임 1년을 하루 앞두고 최대 성과로 외교안보를 꼽고, 이어 향후 해나가야 할 일에 대해 설명하며 ‘시간이 걸린다’며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10일 별도의 기자간담회나 회견이 예정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일종의 대국민 메시지를 국무회의 모두발언 생중계로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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