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마이너스…집밥은 필수” 역대급 외식물가에 직장인들 ‘울상’ [푸드360]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외식 물가요? 뼈저립니다. 2만원으로 친구랑 밥 먹을 곳 찾기가 어려워 집에서 국수 해 먹었어요. 집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12개월째 7% 상승률을 기록한 외식 물가에 20대 직장인 나씨는 비자발적 집밥러가 됐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치(3.7%)의 약 2배가 넘는 7.6%다. 이 격차는 1992년 5월 이후 약 31년 만의 가장 크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다수 직장인들의 월급은 뛰는 물가 대비 뒷걸음치고 있어서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근로자 물가 수준을 반영한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389만8000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11만원)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올해 3월 기준(서울) 냉면 10그릇이나, 김밥 30여줄을 사먹을 수 있는 돈이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보다 감소 폭이 더 큰 탓에 상황은 악화됐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수준을 반영한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359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한 바 있다.
이런 탓에 올해 한국의 엥겔지수(생계비 중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엥겔지수가 높다는 것은 먹는 일 외에 지출할 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엥겔지수는 주요국 대비 가파르게 상승해 이미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엥겔지수는 코로나19 전 2019년 11.4%에서 2021년 12.8%로 1.4%포인트 상승해 같은 기간 G5 국가 평균(0.9%포인트)보다 가팔랐다.
월급보다 뛴 외식 물가 상승률은 급여 생활자들의 식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전체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외식 의존하는 편이다. 202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외식·배달·테이크아웃 없으면 당장 불편을 겪는 사람이 10명 중 4명 꼴이다.
일부 직장에서는 한 번 배달 시킨 양을 이틀에 걸쳐 먹는 사례도 있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한 끼 만원 아래가 분식점 빼고는 없다는 얘기를 거의 매일 한다”면서 “사무실에서 식사를 시켜 먹는데 양이 많으면 미리 덜어 보관해 뒀다가 다음날에 점심에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외식에서 먹던 메뉴를 집에서 찾는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대형 밀키트 업체인 프래시지의 자사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3월 프레시지 ‘소고기 샤브샤브’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13만개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및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인상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대기업들마저 지난해보다 인상 폭을 줄이는 실정이다. 사람인 HR연구소가 기업 332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도 임금 인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임금 인상이 결정된 67.5% 기업의 평균 인상율은 6.4%였다. 22% 기업에서는 임금 동결 또는 삭감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올해 평균 인상율은 지난해 평균 인상율(9%)의 절반인 4.1%다. 2021~2022년 평균 임금 인상률이 각각 9%, 8.2%였던 LG전자 또한 올해 임금 인상률이 6%로 줄었다.
중소기업이나 공공부문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올해 공공기관과 공무원(5급 이하, 기본급 기준)의 보수는 지난해 대비 1.7% 인상됐다. 관리직급인 4급 이상 공무원 보수는 동결된 상태다. 9급 초임 공무원의 인상률은 물가 및 최저임금(9620원) 인상률(5%)을 고려해 5%로 결정됐지만 여전히 물가 인상률보다 낮다. 올해 국민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연금 또한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5.1% 인상됐다. 특히 취약계층이나 저소득 근로자의 고충은 올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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