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 논란 속 박원순 다큐 7월 개봉… "'카더라'의 진상 알릴 것"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관한 다큐멘터리 '첫 변론' 포스터. 사진=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제공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는 7월 개봉하는 가운데 2차 가해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박 전 시장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인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등에 따르면 영화 '첫 변론'이 고인의 3주기를 맞는 7월 공개된다.

포스터 속에는 수첩을 보는 듯한 박 전 시장의 모습과 함께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제작사 측은 지난달 7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후원금을 모금했으며, 현재까지 4000여 명이 참여해 2억 원을 웃도는 금액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2021년 오마이뉴스 기자가 박 전 시장의 측근 50여 명을 취재해 쓴 책 '비극의 탄생'을 원작으로 했으며, 김대현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카더라'로 부풀려진 통념과 책이 새롭게 밝힌 사실의 괴리를 알게 된 독자들 상당수가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며 "직관적인 영상 미디어를 통해 사건의 진상이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추진하기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책은 출간 당시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겨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다큐멘터리 역시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제작사 측은 "일방적인 주장에 묻히고, '2차 가해'라는 명목으로 강요된 침묵을 깨며 '사실은 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던지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라며 지난 4월 1차 예고편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는 측근들의 인터뷰가 담겼다.

한편 박 전 시장은 2020년 7월 9일 전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사건을 6개월간 직권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년 1월 "피해자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 씨는 인권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1심에서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