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尹대통령, 文정권 작심 비판…"巨野에 가로막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한일 셔틀외교 재개 등 외교 안보 분야 성과를 필두로 국민에게 직접 주요 정책을 설명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도 강하게 비판했다. 집값 급등을 불러온 반시장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고 증권합수단 해체로 감시 체계가 무력화돼 가상자산 범죄 등이 급증했다는 점에서다.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서는 입법이 막혀 필요한 제도 정비가 어렵다고도 했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 1년을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약 13분간의 모두발언은 생중계됐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이 없기 때문에 이날 모두발언이 국민을 향한 1주년 메시지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직에 취임한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 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루어진 분야도 없다"며 취임 직후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해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까지 순방 성과를 차례로 설명했다.
또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정상 세일즈 외교를 폈다"며 "앞으로도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우리 제품의 수출 확대와 해외 첨단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 존중과 경제 역량에 걸맞은 책임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 헌법은 정부와 국민에게 국제규범도 국내법과 같이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분쟁의 군사적 해결과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해왔다"며 "특히 안보와 경제가 국제 협력하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국제규범의 존중과 그 준수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와 마찬가지로 범죄자의 선의에 기대는 감시 적발 시스템 무력화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어 버린 것"이라고 했다.
마약범죄도 전임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목격하셨다"며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중요 마약 범죄에 대한 법 집행력을 회복하고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마약 청정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민방위 훈련 정상화도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가짜 평화에 기댄 안보관으로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지 않았다"며 "정부는 지난 6년간의 미실시를 감안해 먼저 공공기관부터 훈련을 시작하고 다음 단계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훈련으로 정상화 수순을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 스스로를 지키는 민방위 훈련을 제대로 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실제상황에서 국민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큰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러나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거야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다"고 했다. 전임 정부가 무너뜨려 놓은 나라의 시스템을 되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의 문재인 정부 비판, 민주당을 향한 공세는 작심한 듯 강도 높게 이어졌다. 취임 1년이 지났지만 주요 경제지표와 전망, 체감 민생 환경 등이 여전히 어렵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 대내외 여건 자체가 안 좋았고 전임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진통 등이 겹치면서 더 열악해진 국정 운영 상황을 설명하려는 뜻으로 읽힌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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