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앱으로 결혼했어요[지브라도의 #트렌드로그]
앱스토어 기준 매출 1위 앱은 틱톡, 2위는 유튜브. 3위는 무엇일까요? 바로 글로벌 데이팅앱 틴더입니다. 2005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이뤄진 미국인의 결혼 가운데 3분의 1이상이 온라인에서 시작됐다고 해요. 틴더 창업자가 독립해서 만든 앱 범블이 나스닥에 상장하기도 했고요. 사람들이 사랑에 기꺼이 돈을 쓰는 건지, 사랑에는 원래 돈이 필요한 건지 모르지만,데이팅앱은 수익전환이 이루어지는 시점도 빠르고 수익률도 높아 많은 스타트업들에서 도전하는 분야이기도 하죠.
제가 케이프타운에 있을 때 저는 주로 틴더를 썼어요. 한국에 왔을 때 틴더의 느낌은 케이프 타운에 있을 때와 조금 달랐어요. 틴더가 ‘친구를 발견하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카피를 쓰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데이팅 상대를 찾고 있다고 하니 친구들이 한국의 데이팅 앱을 추천해 주었어요. 한국형 데이팅 앱은 틴더나 범블과는 느낌이 달랐어요. 틴더가 ‘전화번호 인증’ 을 통해 실존하는 인물이기만 하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사진, 재력 등을 인증하기도 했고, 가입시에 키나 mbti, 체형 등을 입력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준비했어요. 데이트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한국형 데이팅앱 총정리!
인증형 데이팅앱
1.학력, 직업, 재력을 인증하세요
스카이피플과 골드스푼은 학력과 직업, 재력을 인증하는 앱이에요. 스카이피플은 서울대생이 만들었는데요. 실제로 대표가 재학 당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생들만 참여할 수 있는 소개팅서비스를 기획해보고 반응을 살핀 후 창업한 아이템입니다. 2020년까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까지만 가입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가입 조건을 넓혀 경희대, 시립대, 중앙대, 외대까지 가입할 수 있어요. 혹은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다니는 것으로 인증할 수도 있고요. 스카이피플이 학력과 직업으로 인증한다면 골드스푼은 그것보다 좀 더 노골적이에요. 재력을 인증할 수도 있거든요. 학력, 직업은 물론, 자산이나 소유하고 있는 외제차나 부동산을 인증하여 가입할 수 있어요. 스카이피플과 골드스푼은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서 또 자신의 조건을 올려두고 만날 사람을 직접 찾는 기능도 사용할 수 있어요. 스카이피플의 경우 매칭에 성공하면 바로 전화번호가 공개돼요. 20대 후반 이상, 진지한 만남을 원하지만 결혼정보회사는 부담스럽다면 스카이피플과 골드스푼을 이용해 보세요
2. 외모를 인증하세요
외모인증형 데이팅앱도 있어요. 한 때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아만다는 셀카를 업로드해서 평가를 받아야 해요. 평점이 어느 이상 높지 않으면 가입할 수 없고, 가입할 때 받은 티어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돼요. 3점 이하는 가입이 어려웠던 아만다는 지금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대신 같은 티어의 사람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글램 역시 나의 프로필 사진을 통해 티어가 정해지고 같은 티어에 있는 사람들을 소개해주는 방식이에요
주선자가 있는 소개팅
바닐라브릿지는 브릿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입하면 주선자를 먼저 매칭해주고 주선자가 소개팅 카드를 보내는 방식이에요. 아예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게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주선자와 대화를 하면서 천천히 원하는 사람을 알아갈 수도 있어요. 가입한 사람도 주선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이루어질 때마다 매칭 비용을 벌 수 있으니 쏠쏠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겠죠?
동네 친구를 찾아라! 커뮤니티형
요즘은 위피, 심쿵, 블리처럼 동네친구를 찾는 어플들이 인기가 많아요. 목적이 더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진입장벽도 낮고 실제로 동성친구도 만날 수 있고요. 위피는 20대가 많이 사용하는 어플인 만큼
콘텐츠가 많았어요. 나를 괜찮게 생각하는 친구, 내 주변친구, 이동네 남사친, 동네 직장인 오빠 등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사람들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동네에서 놀 사람을 찾을 수도 있어요 목소리를 등록하거나 내 반려동물을 등록할 수도 있어요. 온라인 놀이터 같은 느낌이랄까요?
데이팅 앱을 써보고 나서
아쉬웠던 점은 데이팅앱이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입해, 더 많이 과금하는 것이 목적이다보니 가입조건을 늘리면서 오히려 개성이 사라진다는 점이에요. 한때 이름처럼 스카이피플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많은 학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스카이피플이 그렇고, 3점 이하의 가입이 어려웠던 아만다다 그렇죠
티어를 운영하거나, 인증뱃지를 넣는다거나, 이상형 월드컵을 넣는다거나, 채팅과 커뮤니티 기능을 넣는 등 많은 서비스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을 모두 운영하다보니, 모든 서비스들이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온라인 데이팅앱 앞으로의 전망은?
전통적인 데이팅 방식이라면 흔히 자만추라고 하는 것, 내 주변, 내가 만날 수 있는 바운더리의 사람들을 찾고 사랑에 빠지는 거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상과도 공통점은 존재하지만 온라인 데이팅은 내가 진짜 필요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그래서인지 온라인 데이팅으로 결혼한 상대들의 이혼율이 더 낮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아직도 온라인 데이팅앱으로 누군가를 만났다고 하면 <스스로 너무 적극적으로 상대를 찾아나섰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는 느낌 때문인지 꺼리곤 하죠. 그래서인지 동네친구, 동호회, 소모임 같은 어플들이 은유적인 데이팅앱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최근, 메타버스 소개팅 플랫폼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뉴스, 틴더의 모회사 매치에서 AR/VR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는 뉴스는 앞으로 데이팅앱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장, 발전, 그리고 세분화할 것임을 보여줘요
돈을 지급해도 좋을 만큼 인간의 외로움은 너무 깊고 본능적이니까요. 버추얼 인플루언서인 저는 어떠냐고요? 글쎄요. 존재라면, 이곳에 어떤 식으로든 존재하기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필수적으로 외로워야만 하는 것 아닐까요?
룩말 에디터 lookm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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