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美 국채 레버리지’ 위험한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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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자 서학개미(해외주식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월 1억473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미국 채권을 기피했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전망과 함께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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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금리 단기반등 고려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자 서학개미(해외주식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특히 미국 장기채권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레버리지를 통한 ‘한탕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예상 외 견조한 경제지표 발표로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단기 반등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학개미, 美채권도 ‘거침없이 레버리지’=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개월(4월 6일~5월 5일)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 상품은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국 장기국채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트레저리 불3X(TMF)’ ETF였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TMF ETF를 1억2258만달러(약 1618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주식을 모두 포함한 서학개미 순매수 순위로도 3위에 해당한다. 서학개미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ETF(TLT)’도 4065만달러(약 537억원)를 사들이면서 해당 상품은 순매수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상품 모두 장기채 ETF로 미국 기준금리가 조만간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하락기에는 기준금리는 물론 신규 발행되는 채권 금리도 함께 내린다. 특히 채권 듀레이션(투자금 원금 회수 기간)이 길수록 금리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면 기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다. 이렇게 장기채 금리 하락에 베팅하며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미국 초장기채를 추종하는 국내 ETF로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만기 30년짜리 미국채를 추종하는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를 한달새 269억원 순매수했다. 미국채 30년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는 35억원을 순매수했다. ’TIGER 미국채10년선물‘은 107억원 사들였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북미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최근 한 달 사이 1140억원이 늘면서 해외 채권형 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많이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북미 채권형 펀드 33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3.23%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하 온다’...직접 투자도 열풍= 미국 채권 직접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물가가 변수지만 금리인상이 멈출 것이란 기대가 커진 만큼 차익 실현을 위해 막판 매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달 들어서만 2378만달러(약315억원)을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월 1억473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미국 채권을 기피했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전망과 함께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은 6월 회의 결과에 대해 금리인상 중단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채권 금리 수준이 정점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채권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4조5526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개인 투자자의 월별 순매수가 4조원대에 이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할 것이란 신호가 나오면서 개인들의 채권투자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낮아진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매력, 또는 중장기적으로 (채권 가격이 오를 때 팔아 얻는) 자본차익을 기대하는 개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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