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병·유전 아냐”...‘닥터 차정숙’, 과도한 크론병 설정 논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JTBC ‘닥터 차정숙’이 크론병 환자 및 가족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에피소드는 지난 6일 방송한 7회.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 성규(김현목)의 이야기를 담았다.

크론병 환자 및 가족들은 성규의 여자친구 부모님이 그를 찾아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내 딸 인생을 망쳐도 분수가 있지”, “이 병도 유전이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며 막말을 퍼붓는 장면에 대해 과도한 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항문 복원 수술에 실패한 성규는 삶을 비관해 유서를 남기고 옥상으로 올라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는 설정도 문제 삼았다.

해당 방송분이 전파를 탄 이후 시청자들은 “크론병은 유전이 아니다”, “크론병을 비하해 환자와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일상생활 잘 하고 있는데 우울증으로 자살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제작진의 해명을 구했다.

사흘이 지난 현재도 제작진 측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자, JTBC ‘닥터 차정숙’ 시청자 게시판에는 크론병 관련 부분 삭제 및 사과를 부탁하는 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크론병 환우회의 모임인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방송분을 보고 크론병 환우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 좋아질 것 같다”고 우려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크론병은 소장, 대장과 같은 소화기관 점막에 만성적 염증이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환경·유전적 요인, 흡연,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물론 드라마의 극적 재미를 위해 캐릭터 설정은 필요했겠지만, 크론병 환자 및 가족들을 고려해 병 묘사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했을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굳이 특정 병을 언급했어야 했나. 그냥 가상의 병명을 내세웠으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