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독일, 에너지 위기 속 탈원전…배경과 영향은?
[앵커]
독일이 지난달(4월) 마지막 남은 원전 3기의 가동을 중단하며 탈원전 국가가 됐습니다.
독일이 이런 선택을 한 배경과, 탈원전이 독일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전문가 연결해 살펴봅니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입니다.
독일이 지난달 원전 제로 국가가 됐는데, 독일이 탈원전을 추진한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답변]
네, 지난 4월 16일 독일 정부는 운영 중이던 원자로 3기의 가동 중 지를 결정함으로써 본격적인 탈원전으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62년 만의 일인데요.
당초 독일은 2022년말까지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지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인해 탈원전 시기를 올해 4월로 연장한 것입니다.
EU 회원국 중 탈원전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가 바로 독일인데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계기로 탈원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 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원전의 고위험성, 특히 원전 사고가 미래세 대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독일은 탈원전의 불가피성 을 강조해왔습니다.
[앵커]
독일 내에서도 탈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았다는 외신 보도가 있던데, 독일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독일에게 러시아로에서 수입되는 천연가스는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EU차원에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 제로 목표가 발표됨에 따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었는데요.
이를 반영하듯 독일 내 탈원전 찬성 의견보다 반대의견이 더 높게 조사되었습니다.
연령별로는 젊은층에서 탈원전을 찬성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탈원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탈원전이 제2의 에너지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탈원전은 독일이 강조하는 기후중립 달성에 오히려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원전을 대신하여 단기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이 높아질 가능성, 이로 인해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정부정책의 의지는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사용 증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것인데요.
중장기적으로 가능해 보이면서도 단기적으로 에너지 수급안정성 차원에서 탈원전에 대한 독일 내부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독일과는 반대로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나라들도 많지 않습니까?
원전과 관련한 세계적 동향도 설명해 주시죠.
[답변]
EU 내부에서만 보더라도 원전을 찬성하는 국가들이 다수 있습니다.
프랑스가 가장 대표적인데요.
프랑스를 포함해 EU 11개 회원국은 신규원전 건설과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는 일명 원자력 동맹(Nuclear Alliance)을 출범시켰습니다.
그리고 핀란드는 독일 탈원전 결정 다음날 유럽최대 신규 원전인 올킬루오토의 가동을 시작했는데요.
그만큼 EU 회원국 간에도 서로 상이한 에너지 믹스 및 산업구조로 인해 친원전 정책에 대한 수요도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EU를 탈퇴한 영국, 우리나라 등 많은 주요국들도 원전 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엄격한 조건 하에서 원전이 친환경적이라는 EU의 결정이 있은 뒤, 많은 나라들이 원전을 2050년 기후중립 달성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원전의 안전한 활용, 원전에 대한 의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줄여나갈 수 있느냐는 사회적 인 공감대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독일도 에너지 위기를 겪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탈원전이 독일 경제와 EU 경제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답변]
독일의 탈원전이 독일 경제와 EU,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 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탈원전에 따른 에너지 생산량 감소, 에너지 비용 증대와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을 재생에너지 사용증대와 에너지 수입다변화 등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상쇄할 수 있느냐 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독일 경제가 EU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독일의 에너지 문 제는 독일을 넘어 EU경제의 성장률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KBS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영상] “60세 이상 어르신 출입 제한”…‘노시니어존’카페 등장
- 제주 여행 찍어 올린 타이완 유튜버…상품도 ‘불티’
- ‘친윤’ 공부모임 간 유인태 “윤 대통령, 이재명 피의자라도 만나야”
- 휘발유차 ‘멈춤’, 전기차 ‘질주’…우리 정책과 전략은?
- 모텔 지하에서 발견된 땅굴…‘기름 찾아 9m’
- [영상] 대낮 도쿄 한복판서 ‘롤렉스’ 턴 복면 3인조
- 해고됐는데 자진 퇴사라니…구두 통보에 속수무책 [작은 일터의 눈물]②
- “‘개 지옥’에서 태어난 나, 그래도 사람이 좋아요” [취재후]
- 챗GPT 대항마?…중국정부 비판하자 ‘폐쇄’
- [영상] ‘산부인과 폭격 후 임산부 이송’…우크라 참상 전한 AP 기자들 퓰리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