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 난사에 희생된 한인 가족 “아이 옷 바꾸려다…”
[앵커]
지난 주말 미국 텍사스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에 희생된 한인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아이의 생일을 맞아 쇼핑몰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걸로 알려졌는데 모금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의 쇼핑몰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에서 30대 한인 교포 부부와 세살 배기 어린 아들이 희생됐습니다.
살아남았지만 크게 다친 큰 아들은 병원에서 치료중입니다.
가족의 지인이라며 남은 아이를 위한 모금 사이트를 개설한 당사자는 불과 나흘 전 6번째 생일을 맞았던 큰 아이가 이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생일 선물로 받은 아이의 옷을 바꾸려 쇼핑몰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는 겁니다.
모금 사이트를 연지 여섯 시간 만에 만 여명이 목표액 5만 달러의 열 배가 훌쩍 넘는 57만 달러, 우리 돈 7억5천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되고 7명이 다친 참사 현장에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쇼핑몰에서 손님 10여 명을 대피시킨 뒤 정작 자신은 숨진 직원의 이야기도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엘다 플로리스/목격자 : "총격범에게 그만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누구나 가족이 있으니까요. 그들이 가족을 잃었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에요."]
현지 수사 당국은 총격범으로 지목돼 현장에서 사살된 33살 마우리시오 가르시아가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운 증오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입니다.
가르시아가 SNS에 수백 건의 인종주의 관련 게시물을 올린 점, 범행 당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즐겨쓰는 '우익 암살단'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점 등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범행이 일어난 곳은 미국 주요 대도시 중에서도 최근 아시아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AP통신은 짚었습니다.
백악관은 강력한 총기 대책 마련에 대한 의회의 협조가 더디다며 대책 마련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 백악관 대변인 : "총기규제는 상식입니다. 미국인들이 원하는 겁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원합니다. 지금은 위기입니다. 의회는 뭐라도 해야 합니다."]
미국에선 4명 이상 숨지거나 다치는 총기 사건이 올해만 2백 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만4천 명이 넘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서호정
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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