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10개 '복수의결권' 11월 시행…'경영권 방어' 벤처계

배민욱 기자 2023. 5. 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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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벤처기업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해
11월17일부터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

[서울=뉴시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현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가 11월부터 시행된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담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벤처기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9일 밝혔다.

벤처기업에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경영권 안정은 딜레마 관계에 있다. 자금조달을 위해 투자를 받게 되면 창업주의 의결권이 희석되고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관철하기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이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복수의결권주식이다. 창업주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경우 주주의 동의를 통해 기업 성장 동안 한정적으로 경영권을 안정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중기부는 복수의결권주식 도입을 약 3년간 추진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복수의결권주식은 '상법'상 1주 1의결권의 특례로 하나의 주식에 2개 이상 10개 이하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발행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정한다. 창업주로서 현재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에게만 발행할 수 있다. 여기서 창업주는 자본금을 출자해 법인을 설립한 발기인이다. 지분을 30% 이상 소유한 최대주주다.

이 같은 요건에 해당하는 벤처기업의 창업주가 투자를 유치해 지분이 30% 이하로 하락하거나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 발행이 가능해진다. 구체적인 투자금액 요건은 대통령령에서 규정할 예정이다.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하기 위해선 법률에서 정한 사항을 회사의 정관에 기재해야 한다. 정관개정과 복수의결권의 발행 모두 발행주식총수 4분의 3이 동의를 요하는 가중된 특별결의를 통해야 한다.

복수의결권주식은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10년 이내의 존속기간을 갖는다. 존속기한이 경과한 복수의결권은 즉시 보통주로 전환된다. 편법 경영권 승계에 악용하지 못하도록 상속·양도, 창업주의 이사직 상실 즉시 보통주로 전환된다. 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되는 즉시 보통주로 전환돼 대기업 활용도 불가능하다.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비상장 벤처기업이 상장하는 경우 기존에 설정돼 있던 존속기한과 상장된 날부터 3년 중 짧은 기간으로 존속기간이 변경된다. 주주권익이나 창업주의 사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안건에서는 활용이 안된다. 복수의결권주식이라도 1주당 1의결권으로 제한된다.

안건은 복수의결권 존속기간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이사의 보수, 책임의 감면, 감사와 감사위원의 선임·해임, 자본금 감소의 결의, 이익의 배당, 해산의 결의다.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기업은 중기부에 보고할 의무를 가진다. 언제든지 관련 사항을 열람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본점과 지점에 비치·공시해야 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중기부가 관보를 통해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을 보고한 벤처기업의 명단을 고시한다. 누구든지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복수의결권주식과 관련된 위반 행위에 대해선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다. 관련 혐의에 대해 중기부는 직권 조사가 가능하다. 발행 보고 등 의무사항을 위반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허위발행의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16일 공포돼 11월1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제도 시행에 앞서 벤처기업법 하위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벤처기업법 하위법령에는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을 위한 투자유치 요건, 벤처기업의 보고 절차 등 공개와 관련된 세부사항, 신고와 직권조사, 과태료 부과 기준 등이 담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이 허용됨에 따라 창업주들이 경영권 상실을 걱정하지 않으면서 기업 성장에 자신의 역량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복수의결권주식이 현장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위법령에 위임된 투자유치 요건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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