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이 러시아 탱크 물리친 비결은…값싼 소형 드론 덕분?

강영진 기자 2023. 5. 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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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탱크·장갑차·참호 공격에 특히 유용
수백 달러 드론으로 러군에 맞장

[바흐무트=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빈집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2023.04.2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병력과 무기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러시아군에 맞서 전혀 밀리지 않는 데는 무엇보다 서방의 대규모 지원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필두로 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 의지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창의적 대응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초기에 무너져 서방의 지원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기적 같은 투쟁 비결과 관련해 소개된 많은 내용들 가운데 하나가 값싼 상업용 소형 드론을 무기화한 뛰어난 적응력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활용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8개월 째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바흐무트에서 큰 모기 정도의 소리를 내는 작은 드론이 날아올랐다가 잠시 선회한 뒤 러시아군을 향해 날아갔다.

가상현실 고글을 쓴 예우헨 일병이 조이스틱으로 드론을 조종하면서 “자 간다”라고 동료들에 알렸다.

15개월 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전제품, 컴퓨터 게임 도구와 접목된 수제 취미용 소형 드론이 가장 강력하고 혁신적인 무기가 됐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드론으로 적의 참호와 벙커를 정확히 찾아내 수제 폭탄을 투하하거나 자살 드론 공격을 가한다. 만들기가 쉬운 자살 공격 드론은 러시아군보다는 우크라이나군이 훨씬 더 많이 활용한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프레데터와 리퍼 드론을 투입해왔다. 대당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값비싼 무기로 미사일을 발사한 뒤 기지로 복귀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우크라이나는 쿼드콥터에서 고정익 드론까지 값싼 상업용 드론을 활용해 포격 목표를 찾아내고 수류탄으로 공격한다.

자폭 드론은 선회 탄약으로 분류된다. 표적 상공을 선회하다가 표적에 직접 충돌하는 방식이다.

러시아도 자폭 드론을 생산하며 이란제 샤헤드 드론도 대량 사들여 사용해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개발한 스위치블레이드 자폭 드론을 지원해왔다.

이들 군사용 드론은 비행거리가 길고 더 많은 폭약을 탑재한다. 스위치블레이드나 샤헤드 드론은 사전에 입력된 경로를 따라 표적을 공격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이 같은 방식이 원격으로 직접 조종하는 수제 드론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과 민간 자원자들은 차고에서 직접 드론을 실험하고 3D 프린터로 생산하며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를 이겨낼 수 있는 프로그램과 폭약을 탑재한다.

이들이 만들어낸 드론 중에는 대당 2만 달러(약 2650만 원)에 불과하지만 탱크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것도 있다.

바흐무트 북부 세베레스크에 주둔한 우크라이나 여단의 대대장 키릴 베레스 소령은 드론이 참호전에 특히 유용하다고 했다. 러시아군 장갑차를 파괴하는 드론이 무장 차이를 극복하는데 유용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서방의 지원을 받지만 여전히 무기가 러시아군보다 크게 부족한 상태다.

예우헨 일병이 조종한 소형 자폭 드론은 수백 달러에 불과하다. 드론 경주용으로 만든 중국제 DJI 소형 드론에 폭약을 찍찍이나 테이프로 부착하는 형태다. 일회용이어서 한번 띄우면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없다.

가상현실 고글을 쓰고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로 표적을 공격하는 일은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 드론의 비행 거리가 6km 정도에 불과해 최전선 참호에서 조종해야 하는 탓에 언제든 포격이나 저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우헨 일병은 최근 청명한 봄 날 아침에 울창한 숲 속 참호에서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 드론을 띄운 뒤 조종이 잘 되는 지부터 확인했다. 드론이 땅으로 곤두박질을 치면 폭탄이 터질까 봐 기겁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 뒤 드론을 빠르게 이동시켜 러시아군의 동태를 살폈다. 동료들은 표적을 찾아내고 폭파 장면을 촬영하는 정찰 드론 2대를 띄웠다.

드론을 띄운 직후 조동사들이 각자 조종하는 드론의 고도와 경로를 서로에게 알렸다. 러시아군 표적 근처에 도달해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가 있는 지를 확인했지만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드론이 사라져 버렸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든 아니면 다른 기술적 문제가 생겼는지, 표적에서 수백 m 떨어진 곳으로 드론이 사라졌다.

예우헨 일병은 고글을 벗으며 “모두 사라졌다. 그냥 떨어졌어”라고 했다. 이번 공격은 실패였다. 다행히 적의 포격을 당할 위험도 피할 수 있었지만...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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